의과대학 신입생 증원에 따른 끝 모를 혼란 속에 강의실을 떠난 의대생들이 여전히 돌아올 줄 모르고 있다.
전국 최대 폭의 의대 입학 정원 증원이 이뤄진 충북대학교의 경우 2일부터 2학기가 시작됐지만 지난달 진행된 수강신청 기간 신청을 한 의대생은 전체 300여 명 가운데 10여 명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대생들이 휴학원을 제출했지만 동맹휴학은 인정할 수 없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반려된 상황에서 수강신청을 하지 않거나 2학기 등록금을 납부하지 않을 경우 제적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대학 측은 오는 6일까지로 예정된 수강신청 변경기간에라도 수강신청을 할 것을 학생들에게 독려하고 있다.
충북대 관계자는 "수강신청 변경기간에 학생들이 신청을 하기를 바라고 있지만, 학생들이 하지 않을 경우 미수강 제적을 막기 위해 추가적으로 수강신청 기간을 더 부여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학교 측은 오는 10월 말까지인 등록금 납부기한을 연말까지 연장하고, 강의는 집중수업을 진행하거나 종강을 내년 2월로 미루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학생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 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이처럼 의대 정원 증원 파동이 이어지는 동안 군입대를 선택하는 의대생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고, 다시 입시에 도전하는 사례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의대학부모연합(전의학연)이 이날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충북대 의대의 경우 지난해 4명에 불과했던 군입대 휴학생이 올들어 지난달 23일까지 18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의학연은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설문에 응한 증원이 이뤄진 의대 예과 1, 2학년 가운데 77.2%가 수능 재도전 의사를 표했다며, 그들에게는 조금이라도 증원이 안 된 의대로의 이동이 의학 교육의 질을 보장 받을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학교육의 체계와 실상을 알지 못하는 공무원들이 불러온 이 사태에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은 절망하고 있고, 지켜보는 학부모는 피를 토하는 심정이라고 강조했다.
전의학연은 의대 증원이 그대로 진행된다면 교실도 좁거니와 교수도 없어 수업은 불가능 해 우리나라 의학교육은 붕괴된다며, 내년 신입생들도 부실한 의학교육의 실태를 알게 되면 비상사태에 동참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내년도 수시모집을 앞두고 충북대 의대 교수들은 정부의 계획은 실현 불가능하다며, 이날 의대 증원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증원된 학생들이 실습할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예산을 받아 건물을 짓는 등 안정화에만 10년이 넘게 걸릴 것이며, 교수 추가 채용도 불가능하다"며 "수시모집이 시작되면 그때는 정말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