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의대 교수 "정상 교육 불가"…추석 명절 응급진료 '구멍'

내주 의대 수시 모집 시작…"돌아올 수 없는 다리 건널 것"
건국대 충주병원 전문의 5명 집단 사직…야간 응급실 중단
충북대병원 전공의 106명 계약 만료…내년 모집 신청 난망
'필수·지방의료 강화' 의대증원 명분…지방의료 붕괴 '역설'

연합뉴스

충북대 의대 교수들이 내년도 수시모집을 앞두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의학교육의 현실을 강조하며 의대 증원의 철회를 거듭 촉구하고 있다.
 
각 대형병원의 응급실 운영에도 구멍이 뚫리면서 추석 명절을 앞두고 의료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충북대 의대와 충북대병원 교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2일 오전 충북대 대학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근거도 없을뿐더러 단순한 의대 증원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증원된 200명의 학생이 실습할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예산을 받아 건물을 짓는 등 안정화에만 10년이 넘게 걸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수 1천 명을 추가 채용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실현 불가능하다"며 "수시모집이 시작되면, 그때는 정말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당분간 병원 로비 등에서 의대 증원 철회를 촉구하는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연합뉴스

추석 명절을 앞두고 도내 응급진료에는 비상이 걸렸다.
 
건국대 충주병원은 전날(1일)부터 오후 9시 이후 야간 응급실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최근 응급실 전문의 7명 가운데 5명이 집단 사직한데 따른 조처다.
 
2명이 잔류하기로 했지만, 병원 측은 이들만으로는 응급실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중증 환자의 경우 청주·진천·음성·괴산의 응급의료기관, 경증 환자는 충주의료원 등으로 이송하는 등 비상 진료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충주의료원은 응급실 병상을 12병상에서 25병상으로 2배 늘리고 공보의 4명과 간호사 3명, 야간 당직의 1명을 추가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범규 기자

충북대병원 역시 의료 정상화가 사실상 물 건너갔다.
 
충북대병원은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 114명 가운데 106명의 계약을 만료하고, 최근 사직 처리했다.
 
충북대병원은 이들이 복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사직 처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계약 만료 시점은 2월 29일자로, 병원 측은 사직서 수리 대신 계약을 만료해 이들이 내년 상반기 전공의 모집에 신청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뒀다.
 
다만 이들이 내년 충북대병원 전공의 모집에 신청할 지에 대해서는 기대하는 시선이 그리 많지 않다.
 
충북대병원 입장에서는 내년까지도 의료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방 의료와 필수의 강화라는 게 의대 증원의 전제이자 명분이지만, 현실은 역설적이게도 지방 의료 붕괴가 가속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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