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응급실 운영이 차질을 빚는다는 지적에 대해 정부가 "붕괴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응급실 운영이 어려운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를 집중 배치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박민수 2차관은 2일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을 열고 "현재 전반적인 응급의료 역량을 종합적으로 볼 때 일부 어려움은 있지만, 붕괴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부에 따르면, 전체 409개 응급실 중 99%인 406개소는 24시간 운영을 하고 있다. 6.6%에 해당하는 27개소는 병상을 축소해 운영 중이다. 지난달 30일 기준, 응급의료기관 병상은 5918개로 평시인 2월 첫째주 6069개의 97.5%에 해당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신고 기준으로 권역과 지역 응급의료센터 180개소의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지난해 12월 1504명에서 지난달 26일 기준 1587명으로 105% 수준이다.
박 차관은 "다만 전공의 이탈로 응급실에 근무하는 전문의, 일반의, 전공의를 포함한 총 의사는 평시 대비 73.4% 수준"이라며 "군의관, 공보의 파견, 진료지원 간호사, 촉탁의 채용 등을 통해 인력을 보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일각의 주장처럼 응급실 근무 인원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전공의 공백으로 응급실 인력이 감소한 만큼 인력 유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후속진료 역량과 관련해서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표출된 권역과 지역응급의료센터의 27종 후속진료 가능 여부 분석 결과, 진료가 가능한 기관은 8월 다섯째주 평균 102개소로 평시 109개소 대비 7개소 감소했다.
박 차관은 "이는 환자의 신속한 이송·전원을 위해 소방과 의료기관에 제공하는 것이며, 전반적인 진료역량을 직접 반영하는 것은 아니므로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응급환자가 늘기도 했다. 평시 일 평균 응급실 내원환자는 1만7892명이나 8월 셋째주에는 1만9783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도구(KTAS) 4~5에 해당하는 경증과 비응급 환자는 평시 8285명 수준이나 8월 셋째주 8541명으로 증가했다.
최근 진료 차질을 빚고있는 지역 응급실 현황도 설명했다. 정부는 이날 기준으로 건국대 충주병원, 강원대병원, 세종 충남대 병원의 3개 의료기관이 응급실을 단축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국대 충주병원은 총 7명이 전원 사직 예정이었으나, 지자체와 병원 설득으로 2명이 복귀했다. 당초 응급실 운영 중단 위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야간과 주말에 한해 운영 제한이 있다.
강원대병원과 세종 충남대병원은 이날부터 성인 야간 진료가 제한되며, 추석 연휴 기간에는 정상 운영 예정이다.
박 차관은 "아주대병원의 경우, 지난 수요일 운영이 중단됐다는 일부 보도가 있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며 휴진없이 운영 중"이라며 "아주대병원 응급실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경기도에서는 인건비 1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응급실 진료 차질을 놓고 의료 현장과 정부의 시각이 엇갈리는 데에 대해서는 "세밀하게 들어가 보면 부분 지역별로 또는 기관별로 어려움이 있을 수가 있다. 그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며 "현장에 계신 분들은 전체 그림보다는 본인이 직접 보고 있는 구체적인 부분들을 보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어려움들을 호소하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기관을 중심으로 군의관, 공중보건의사 등 인력을 '핀셋 배치'하고 인근 권역의 응급센터를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우선 군의관 총 15명을 오는 4일부터 응급실 운영이 일부 제한된 의료기관에 배치하고, 9일부터 약 235명의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를 집중 배치한다.
박 차관은 "올해 설 연휴보다 400여개소 많은 4천개소 이상의 당직 병의원을 지정하고, 60개의 코로나19 협력병원과 108개소의 발열클리닉을 지정해 경증환자의 지역 병의원 접근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