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공항에서 국적 항공사가 국산 SAF(지속가능항공유)를 혼합 급유한 국제선 정기운항이 시작됐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ICAO(국제민간항공기구) 누리집에 전 세계 20번째 SAF 급유 국가로 등재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30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항공·정유업계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국제항공 탄소감축과 신산업 창출을 위한 'SAF 확산 전략'을 공동 발표했다.
SAF(Sustainable Aviation Fuel)는 기존 항공유와 화학적으로 유사하지만, 화석연로로 만들지 않고 항공기의 구조변경 없이 사용가능한 친환경 연료다. 동·식물 유래 바이오매스, 대기중 포집된 탄소 등을 기반으로 생산되며, 기존 항공유 탄소배출량의 평균 80%까지 저감 가능하다는 게 IATA(국제항공운송협회) 설명이다.
앞서 전세계 19개 국가에서 기후위기 대응 차원에서 SAF 급유 상용 운항을 시행 중이며, 일부 국가에서는 SAF 혼합사용을 의무화하기도 한다.
노르웨이가 2020년 세계 최초로 SAF 혼합 비율을 0.5% 의무화해 상용운항을 개시했으며, 프랑스는 2022년 1%→2023년 1.5%로 시행 중이다. EU(유럽연합)은 2025년 2%→2030년 6%→2040년 34%→2050년 70%의 중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가 2026년 1%, 인도 2027년 1%를 검토 중이며, 일본은 2030년 10%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국토부와 산업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세계 1위 항공유 수출국가로서 글로벌 SAF 수요 확대(2022년 24만톤→2030년 1835만톤, IATA)에 대응, 시장 선점을 위한 과감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업계 및 전문가 등과 소통해 국내 SAF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 비전과 종합적인 지원방안을 담은 SAF 확산 전략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이번에 마련된 확산 전략의 첫 단계로, 이날 대한항공의 하네다행 노선(SAF 1% 혼합)을 시작으로 SAF 급유 국제선 상용운항을 개시하는 것이다. 전 세계 20번째, 아시아 4번째다. 티위에항공은 다음 달 2일부터 구마모토행 노선(1%)을, 아시아나항공 다음 달 7일 하네다행(1%) 등 순차적으로 정기운항을 시작한다.
운항노선과 기간 및 혼합비율 등은 항공사가 자율적으로 정하고, 국내 정유사와 SAF 구매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전해졌다.
이어 2026년까지 민관 협력을 통한 자율적 SAF 사용을 촉진한다. 국토부와 산업부는 이날 자리한 국적항공사 및 국내 정유사, 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공사 간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참여 업체는 대한항공, 아시아나, 제주항공, 진에어,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9개사 및 에쓰-오일, SK에너지, HD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한화토탈에너지스 5개사다.
아울러 ICAO 전 193개 회원국의 'CORSIA(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가 의무화되는 2027년부터는 국내출발 국제선 모든 항공편에 SAF 혼합(1% 내외) 의무화 제도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CORSIA는 국제항공 탄소배출량의 85% 수준 초과시 항공사는 탄소배출권을 구매하여 상쇄하는 제도로, 2019년부터 126개국이 자발적 참여 중이다.
우리나라 국제항공 부문 탄소배출량은 2023년 기준 약 2천만 톤으로, SAF 1% 혼합 사용 시 연간 16만 톤의 탄소배출 감축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승용차 5만 3천 대가 1년간 1만 2천km 주행 시 배출하는 탄소배출량에 해당한다.
이 같은 SAF 혼합 사용으로 인한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국토부는 국제항공 운수권 배분 방식을 개선하고, 가칭 '항공탄소마일리지 제도' 도입이나 '공항시설 사용료 인하' 등의 혜택을 업계에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국내 SAF 생산 확대를 위한 세액공제 및 인센티브 등 투자 지원, 미세조류와 그린수소 등 다양한 원료 기반 SAF 생산기술 고도화 지원, 바이오연료 전반의 공급망 경쟁력 강화, SAF 법제화 및 품질관리, SAF 탄소감축 관리체계 마련 등의 내용이 전략에 포함됐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기후위기 대응과 항공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국제항공 탄소감축의 핵심수단인 SAF 사용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항공분야 탄소중립 선도국가로서의 위상을 확립해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항공유 수출 1위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강화하기 위해서는 향후 국내 항공유와 SAF의 원스톱 공급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범부처 역량을 결집해 이번 전략에 포함된 정책을 차질없이 이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