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운전도 모자라 경찰관 허벅지 깨문 30대…항소심 감형


만취 상태로 차를 몰다 사고를 낸 뒤 경찰관들에게 난동을 부리고 폭행한 것도 모자라 유치장에서 경찰관의 허벅지를 깨물어 상해를 입힌 30대가 항소심에서 일부 감형받았다.

춘천지법 제2형사부(김성래 부장판사)는 상해와 공무집행방해,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33)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 오전 1시 27분쯤 강원 원주시 단계동 청곡공원 주차장에서부터 약 900m 구간을 술에 취해 차를 몰다 교통사고를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사고 관련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으로부터 음주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0.084%로 확인되자 혈액 측정을 요구했고 채혈을 위해 순찰차를 타고 인근 병원으로 이동하던 중 채혈을 거부하고 난동을 부렸다.

지구대로 옮겨진 A씨는 출동을 위해 하차를 요구한 경찰관의 말을 무시하고 차량에 드러눕고 멱살을 잡아 밀쳐 폭행했다.

A씨는 결국 공무집행방해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같은날 새벽 유치장에서 욕설을 하며 경찰관의 뺨을 때린 사실도 공소장에 포함됐다.

심지어 자신을 보호 유치실로 이감시키려 한 경찰관의 몸을 걷어차고 왼쪽 허벅지를 깨물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히기도 했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피해 경찰관들을 상대로 100만 원에서 300만 원을 각 형사공탁하고 선처를 호소했으나 1심 재판부는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해 실형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일으킨 후 사고 수습 등 공무를 집행 중인 경찰관들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이나 모욕적 언사를 하며 경찰관을 폭행했다"며 "다수의 폭력 전과가 있고 동종 전력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1심 판결에 불복한 A씨는 '형이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했고 2심 재판부는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이유로 원심을 깨고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폭력범죄로 다수의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고 특히 경찰관을 폭행해 공무집행을 방해한 행위는 정당한 공권력의 행사를 무력화시켜 법치주의의 근간을 해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죄책이 가볍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범행을 인정하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당심에 이르러 상해 범행의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점, 공무집행방해 범행 피해 경찰관들도 형사공탁한 공탁금을 수령하고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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