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의 아이들, 2099년 입시공화국 탈출기 '아찰란 피크닉'

민음사 제공

대한민국의 먼 미래 입시공화국을 우화적으로 그린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장편소설 '아찰란 피크닉'이 출간됐다.

소설은 2099년 이후 미래의 어느 시점, 1년의 절반은 먼지 경보가 발령되는 도시국가 아찰라 공화국의 같은 학교에 다니는 일곱 명의 아이들이 펼치는 인생을 건 입시형 탈출기를 그렸다.

이찰라 공화국은 몬스터 타운인 아찰의 거리와 상류층만이 거주 자격을 얻는 헤임으로 양분돼 있다. 헤임은 피라미드로 이뤄진 쾌적한 낙원이지만 아찰의 거리는 먼지와 어둠으로 채워진 지옥이다. 사람들은 몸속에 종양이 자라면 아찰이 되고, 곧장 격리되어 사람의 기억을 가진 괴물, 아찰들만이 사는 어둠의 세계로 보내어질까 두려움을 안고 살아간다.

아찰로 변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으로부터 지배당하는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가 있다. 종평(종합 적합도 평가) 1등급을 받으면 헤임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찰의 거리에서 벗어날 수 있고, 따라서 아찰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아이들은 종평에 목숨을 건다.

7명의 소년 소녀는 저마다 처한 환경과 상황, 성적과 꿈이 다르다. 마음은 여리지만 스스로를 통제하는 데에는 가차없는 종평 3등 아란, 공부보단 소설에 더 빠져 있는 요제, 부모님의 감시 아래 몰래몰래 음악활동을 이어가는 네즈, 완벽한 스펙의 종평 1등 디본, 부모님이 아찰이 된 후 동생들을 돌보는 체육 특기생 카렐,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어딘가가 늘 불안해 보이는 종평 2등 히에, 자신이 아찰로 변하고 있음을 알게 된 이투까지. 치열한 경쟁 속에 사랑과 우정, 일탈이 교차된다.

소설은 종평 마지막 관문인 피크닉이 열리기까지 열 달의 시간 동안 서서히 고조되고 뒤틀리며 극단적인 감정에 몰리는 아이들의 심리적 스펙트럼을 섬세하게 그린다. 인생 2막의 절벽 앞에 떠밀려진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괴이한 현실이 오버랩 된다.

오수완 지음 | 민음사 | 3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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