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응급실 뺑뺑이, 누적된 의사 부족 때문…현재는 관리 가능"

"의료개혁, 격차와 쏠림 해결 위한 것…의대 증원은 의료개혁 기본 토대"

류영주 기자

대통령실은 26일 의료개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와 관련해 "최근 일부 응급실이 단축 운영 등 온전하게 운영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지만, 관리 가능한 상황"이라며 "의대 증원 문제가 불거지기 전부터 누적된 의사 부족 문제가 깔려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응급의료 문제와 관련해 "공백이 최소화되도록 정부가 다각도로 노력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현재 408개 응급의료기관(권역센터 44개, 지역센터 136개, 지역기관 228개) 중 24시간 진료가 일부 제한되는 곳은 세 군데다. 순천향대 천안병원과 천안단국대병원은 인력 사직으로 일부 시간대가 제한되고 있으며, 세종충남대병원 역시 응급의학과 전문의 사직으로 이같은 제한이 일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관계자는 "순천향대 천안병원과 천안단국대병원의 경우 정부 지원과 자체 노력으로 다음 달 1일부터 정상화가 예정돼 있다"며 "세종충남대병원도 인력 충원 방안을 협의 중이고, 지자체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조만간 해결의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가 사표를 낸 아주대병원은 진료 제한은 아니지만 인력 손실이 있었는데, 신규 인력 충원 방안에 대해 병원과 지자체, 보건복지부가 나서서 거의 일대일로 협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뺑뺑이 문제는 의사 부족 문제에 더해 비응급이거나 경증 응급환자가 상급병원으로 바로 가 트래픽(정체 유발), 지나친 저수가로 진료에 대한 보상이 불충분하다는 게 복합적으로 깔려 있다"고 덧붙였다.

의료개혁의 당위성에 대해서도 재차 강조했다.

연합뉴스

이 관계자는 "현재 의료시스템에선 응급실 뺑뺑이와 소아과 '오픈런', 서울에 있는 대형병원에서 간호사가 쓰러졌는데 수술할 전문의가 부족해 사망한 사건 등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일들이 의대 증원 논의 전부터 일상화돼 있었다"며 "한마디로 '격차'와 '쏠림'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료개혁 키워드는 결국 지역의료와 필수의료 살리는 것인데, 절대적으로 의사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고령화 상황까지 더해지고 있다"며 "인력을 우선 늘려놔야 의료개혁의 기본 토대가 된다. 반드시 먼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력 수급 문제는 정부의 책임이다. 국회서 법으로 결정할 것도 아니고, 의료계와 협상해 아무런 근거 없이 타협을 통해 할 문제도 아니며 더더군다나 의료계가 결정할 사항도 아니다"라며 "지금이라도 의료계에서 근거를 갖춰 의견을 모아 안을 제시해 주시면 어떤 식으로든 논의가 가능하단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보건의료노조의 오는 29일 파업 선언과 관련해선 "실제 파업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정부가 조정 노력을 하고 있다"며 "파업에 들어가도 응급의료, 중환자 치료, 수술, 투석, 마취진단검사, 응급약제, 환자급식 부분은 법에 따라 기능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어 병원 의료서비스가 마비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현재 '빅5'를 포함한 수련병원과 전공의 이탈로 영향을 받는 병원들의 재정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평소보다 (재정적으로) 어려워진 건 물론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조만간 '셧다운'이나, 병원이 운영을 더 이상 못 하게 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 진료비 부담이 크게 늘어날 거란 우려에 대해선 "'10조+α(알파)'를 투자하더라도 (건보 재정) 적립금이 27조 원 정도 있어 이것을 활용한다면 건보료가 급속하게 올라가는 건 없다"며 "상급종합병원에서만 해야 하는 건 수가를 높여주고, 불필요한 의료 이용을 줄이면 건보 재정이 지켜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면허 확대를 확대해 외국 의사를 투입해 모자란 의사를 메꿔보겠다는 방안은 당장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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