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서 전쟁 확대의 위기감을 조성하던 이스라엘과 레바논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가 25일(현지시간) 상호 공습을 벌였다.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의 공격 조짐을 포착했다며 선제 대응 차원에서 전투기를 띄워 레바논 내 표적을 공습하자, 헤즈볼라는 지난달 고위 지휘관이 이스라엘 폭격으로 사망한 데 대한 보복을 하겠다며 대규모 로켓·드론 공격에 나섰다.
이스라엘, "헤즈볼라 공격 조짐 인지"…선제 타격 후 대피령
로이터와 AP 등 주요 통신사와 이스라엘 현지 매체인 예루살렘포스트와 타임오브이스라엘(TOI) 등에 따르면 일련의 상황은 이스라엘방위군(IDF)이 레바논을 표적 공습하면서 시작됐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미사일과 로켓을 발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면서 "이러한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자기방어 행위로 레바논 내 테러 표적들을 타격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어 헤즈볼라가 "곧 로켓과 미사일, 드론을 이스라엘로 발사할 것"이라며 "헤즈볼라가 작전을 벌이는 지역에 있는 민간인들은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 즉각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라"고 경고했다.
하가리 대변인의 발표 지구 이스라엘 북부에서 공습경보가 울렸고, 이어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을 겨냥한 대대적인 보복공격을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헤즈볼라 '사령관 암살' 보복 천명…로켓 320발 쏴
이후 헤즈볼라는 지난달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고위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가 이스라엘 폭격에 사망한 데 대한 보복으로 다수의 드론과 로켓을 동원해 이스라엘 공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헤즈볼라는 "아이언돔(이스라엘 방공망) 플랫폼과 병영을 비롯해 추후 공개할 특수 군사 목표물을 겨냥했다"고 부연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북부로 로켓 320발 이상을 발사하고 드론을 날려보내 군사기지 11곳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양 측의 공방은 약 1시간가량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48시간 비상상황 선포…바이든, 면밀히 상황 주시
이스라엘은 즉각 대비 태세에 나섰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오전 6시(한국시간 낮 12시)부터 48시간 동안 전국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오전 7시 긴급 안보내각 회의를 소집했다.공습 직후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내 "헤즈볼라가 오늘 아침 벤구리온 국제공항을 비롯해 이스라엘 중·북부 지역을 타격하려 했다"며 "100여기의 전투기를 동원해 수천기에 달하는 레바논 내 로켓 발사대를 동시에 타격했다"고 선제 타격의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헤즈볼라 공습 직후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1단계가 완벽한 성공과 함께 완료됐다"며 "이 단계에는 이스라엘 막사와 시설들을 겨냥해 공격 드론(무인기)을 깊숙이 집어넣는 것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한편 상호공습이 벌어지자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은 착륙 예정 항공편을 다른 곳으로 우회시키고 이륙편을 지연시켰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미국은 이스라엘의 방위권을 계속 지지하며,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국자들에게 이스라엘과 지속해서 소통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