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베스트셀러 작가 곤도 후미에 신작 '캐리어의 절반'이 출간됐다.
서른 살이 다 되도록 해외여행 한 번 못 간 여성 마미는 어느날 플리마켓에서 파란색 가죽 캐리어에 반해 충동구매 한다. 캐리어 안에 '당신의 여행에 많은 행운이 깃들이기를….' 이라는 짧은 메모가 마미의 나홀로 여행에 대한 두려움을 흔든다.
자신의 소망을 더는 다른 누군가의 결단에 의지하지 않기로 굳게 마음먹은 마미는 여행을 떠난다. 뉴욕 여행을 함께 한 파란색 캐리어는 마미의 성장을 지켜보고, 또 다른 친구들의 손에 이끌려 홍콩과 아부다비, 파리와 슈가르트로 향한다.
비밀스런 이야기를 간직한 캐리어의 내력에 파란색 캐리어를 끌고 여행하는 여덟 명의 목소리가 더해지는 사이 소설은 자연스레 여행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에 대한 탐문으로 이어진다.
파란 캐리어와 여덟 명 주인공을 따라 세계 곳곳을 누비다 보면 다채로운 상처와 성장의 이야기에 빠져들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손에 캐리어가 들려있을지도 모른다.
곤도 후미에 지음 | 윤선해 옮김 | 황소자리 | 248쪽
이우의 장편소설 '레지스탕스'는 현대 사회의 억압과 갈등 속에서 개인이 어떻게 자기실현을 이룰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이야기다.
스물아홉 살 기윤은 화가로서의 큰 포부를 가지고 있지만 전시회의 실패와 평범하게 살 것을 강요하는 아버지의 압박, 그리고 친구들의 냉대 속에서 차가운 현실을 마주한다. 삶이 이렇게 무너졌는데도 화가를 계속해야 하는 것일까, 세상의 가치에 눈 돌린 채 화가로 산다는 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단 말인가. 삶의 궁지에 몰린 그는 문득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린다.
기윤은 학창 시절 일진으로 불리는 무리의 우두머리 상민과 모범적인 친구로 내적 성취와 자기 성찰을 중요시하는 민재, 두 친구를 만난다. 상민과 그 무리와 가까워지지만 결국 상민의 무리에게 착취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만다.
기윤은 독서와 사색을 좋아하는 민재에 끌려 그와 친해지기 위해 같은 책을 읽기 시작한다. 책을 통해 민재의 친구가 된 기윤은 그의 신념과 철학으로부터 깊은 영향을 받는다. 민재는 기윤이 상민과 그의 조직으로부터의 억압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기윤은 무력한 피해자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지키고자 한다.
기윤과 민재의 저항은 경찰과 학교와 부모님까지 얽히게 된다. 마침내 상민의 무리는 학교에서 축출된다. 폭력과의 전면전에서 승리를 거둔 그들은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저항해야만 한다고 결론 내린다. 그들은 이제 학교의 억압적 규율에 도전하기 위해 지하조직 레지스탕스를 창설한다.
기윤은 예술적 반항을 통해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민재를 보고 큰 울림을 받게 된다. 과연 기나긴 모험을 떠난 민재는 어떻게 됐을까, 화가라는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기윤의 여정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오늘날 우리가 처한 삶의 의미와 진정한 자기실현에 대한 깊이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이우 지음 | 몽상가들 | 49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