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니치(재일교포)의 삶을 들으면서 눈물이 났어요. 그들의 삶을 우리도, 정부도 너무 몰랐어요."
23일 서울 강남구 서울파르나스호텔에서 진행된 애플TV플러스(+) 시리즈 '파친코2'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배우 윤여정이 작품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윤여정은 "역사의 뒷얘기를 실제로 듣는 것에 감사했다"며 "역사 시간에 배운 것 외의 것들을 배웠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작품 속 나이 든 선자가 일본 현지 마트에서 차별받는 한 장면을 언급했다.
윤여정은 "일본말을 못 알아 들었기에 차별을 받았을 것"이라며 "그러면 사람이 움츠러들게 되면서 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손자인 솔로몬(진하)은 화내지만, 선자는 분노할 기운도 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파친코'는 1915년 부산 영도부터 1989년 뉴욕과 일본까지 시대와 공간을 넘나들며 한국 이민자 가족의 희망과 꿈을 4대에 걸쳐 풀어내는 작품이다.
'파친코1'이 억압의 시대 속 타국으로 향한 한국 이민자들의 모습을 담아냈다면, '파친코2'는 7년 뒤인 1945년 일본 오사카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날 '파친코2'를 소개하고자 주역인 윤여정을 비롯해 이민호, 김민하, 정은채, 김성규가 프레스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김성규는 이번 '파친코2'에 새롭게 합류했다.
이에 김성규는 "(캐스팅 됐을 때) 굉장히 놀라 조용히 혼자 기뻐했다"며 "이야기도, 역할도 그동안 했던 것과 달라 배우로서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친코에서 춤추는 오프닝 영상 뒷얘기를 꺼냈다. 김성규는 "오프닝 영상을 준비하기 위해 엘리베이터에서 춤추다 1시간 30분 정도 갇혔다"고 털어놓았다.
영상에서 문워크를 선보인 이민호도 "처음엔 '무슨 문워크야'라고 생각했다"면서도 "시대와 시대를 잇는 의미로 봐주시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작보다 7년의 시간이 지난 부분에 대해서도 얘기가 오갔다. 특히 젊은 선자를 연기한 김민하는 두 아이 엄마가 된 부분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김민하는 "어떻게 세월을 녹여낼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아들과의 관계도 나타나기 때문에 시즌1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모성애를 생각해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엄마랑 할머니에게 물어봤다. 날 왜 사랑하냐고. 답은 그냥 너니까라고 했다"며 "그게 크게 와닿더라 처음 느껴본 감정들이 쌓였다"고 덧붙였다.
한수를 연기한 이민호는 "원초적으로 혈육, 피, 이런 쪽으로 접근했다"며 "노아는 나의 핏줄이고, 혈육이기에 내가 지금 사라진다고 했을 때 결국 노아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끝으로 언어적으로 힘들었던 부분이 없었냐는 물음에 이민호는 "현장에 가면 일본어, 영어, 방언 등이 다 들렸다"며 "정체성을 잃은 혼란스러운 현장이었다"고 웃었다.
윤여정은 일본어로 연기한 게 힘들었다고 거듭 말했다. 그래서 무턱대고 외웠다고 한다.
그는 "극 중 일본인이 아니었으니까 (말이) 어눌한 건 괜찮았다"면서도 "언어라는 게 상대방이 일본어로 얘기했으면 제가 한국어로 이해하고 연기를 해야 하지 않나. (연기하는데) 끔찍했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파친코2'는 총 8편의 에피소드로 이뤄져 있다. 이날 첫 번째 에피소드 공개를 시작으로 10월 11일까지 매주 금요일 새로운 에피소드가 애플TV+를 통해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