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운전 시간으로부터 186분이 지나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를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로 인정할 수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피고인은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대전지법 제5-1형사부(신혜영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를 받는 50대 A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벌금 900만 원을 내렸다.
A씨는 지난 2021년 5월 17일 오후 9시 31분쯤 충남 아산시 배방읍의 한 식당 앞 도로부터 인근 주차장까지 약 50m 구간을 혈중알코올농도 0.121%의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한 혐의로 기소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중 '혈중알코올농도 0.121%의 수치'를 무효로 봤다.
사건 당일 A씨가 마지막으로 승용차를 운전한 건 17일 오후 9시 31분이었고, 경찰관이 호흡기를 통해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한 때는 그로부터 186분이 지난 18일 오전 0시 37분이었다.
마지막 운전 시간으로부터 186분이 지나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 자체를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로 인정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그에 따라 항소심 재판부는 운전 당시 A씨가 음주 상태였다는 증명이 충분히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A씨 측은 "승용차를 주차한 뒤 차 안에서 술을 마시고 잠들었는데 이후 경찰관이 출동해 음주 측정을 요구했고 잠에서 덜 깨고 술에 취한 상태로 음주 측정에 응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A씨가 당초 음주운전을 자백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기도 했지만, 묻는 말에 동문서답을 하고 횡설수설한 정황이 있고 짧은 대화 중에도 여러 차례 진술을 번복하는 등 신뢰할 만한 상태에서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항소심 재판부는 설명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당일 인근 지역에서 공사 일을 마치고 그 근처 마트에서 술과 안주를 산 뒤 주차 장소까지 차를 몰았고 차 안에서 술과 안주를 먹고 잠들었다고 주장한다"며 "공사 업주의 사실확인서 등 피고인의 주장에 부합하는 증거들도 있는데다 공소사실이 증명됐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