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테인먼트 김성수 전 대표가 이준호 전 투자전략부문장이 실소유한 드라마제작사를 고가에 인수해 회사에 300억 원이 넘는 피해를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 제1부(김수홍 부장검사)는 22일 김성수 전 대표(62)와 이준호 전 부문장(49)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배임증재 및 배임수재,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카카오엔터가 2020년 부실 드라마제작사 바람픽쳐스를 고가에 인수하게 해 회사에 319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전 대표가 바람픽쳐스를 실소유한 이 전 부문장과 공모해 카카오엔터의 자금으로 바람픽쳐스를 인수하게 했고, 그 결과 이 전 부문장이 319억 원 상당의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파악했다. 김 전 대표는 그 대가로 이 전 부문장으로부터 12억 5646만 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바람픽쳐스는 2017년 2월 설립 후 아무런 매출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바람픽쳐스의 실소유주가 이 전 부문장이라는 사실을 카카오 내부에 숨겨 내부 통제시스템을 무력화했다.
아울러 외부 회계법인 실사나 가치평가 없이 임의로 고가 인수가액을 결정했으며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인수 과정에 제3업체를 이용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검찰 조사 결과 김 전 대표는 바람픽쳐스를 카카오가 고가에 인수하도록 도와준 대가로 이 전 부문장 명의의 통장과 체크카드 등을 건네받아 사용했고, 고가의 미술품·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사치품을 구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한편 이 전 부문장은 2017년 2월 바람픽쳐스가 다른 콘텐츠 제작사로부터 드라마 기획개발비 명목으로 받은 60억 5천만 원 중 10억 5천만 원을 정상적인 대여 과정 없이 부동산 매입·대출금 상환 등 개인적 용도로 유용한 혐의도 적용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금융감독원에서 넘어온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를 들여다보던 중 이 같은 정황을 포착해 직접 수사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