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2·삼성생명)의 작심 발언과 관련해 진행 중인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진상조사위원회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시정 명령을 내렸다.
협회 관계자는 22일 "문체부가 최근 진상조사위 활동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시정 명령을 보냈다"고 전했다. 문체부는 지난 16일 협회의 조사위 구성이 정관에 어긋났다며 이사회를 거쳐 재구성하라고 권고했지만 협회는 당일 1차 조사위를 개최한 바 있다.
일단 협회는 조사위를 잠정 중단한 가운데 문체부에 합동 조사를 요청한 상황이다. 협회 관계자는 "향후 문체부가 협조를 구한다면 조사위 위원들이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사실 협회 조사위가 다음 일정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협회는 16일 1차 조사위에 대표팀 김학균 감독과 이경원, 성지현 코치를 불러 진상을 파악했다. 이후 협회는 안세영에게 조사위 참석을 요청했지만 일정과 조사위 구성의 문제점 등을 이유로 안세영 측이 거부했다. 다른 대표팀 선수들은 국제 대회 출전으로 해외에 체류 중이라 조사 대상이 없는 상태다.
안세영은 향후에도 협회 조사위에 출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5명 조사위원에 협회 인권위원장, 행정 감사가 포함됐는데 김택규 회장에 유리한 조사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대신 안세영이 문체부 조사에는 응할 공산이 크다. 안세영은 지난 19일 문체부 장미란 제2차관과 면담을 진행했다.
안세영이 협회 및 대표팀 운영에 비판 발언을 내놓은 데 대해 문체부와 대한체육회의 입장은 상당히 다르다. 체육회 이기흥 회장은 최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안세영보다는 협회 입장을 두둔했다. 반면 문체부는 협회는 물론 체육회의 다른 종목 가맹단체를 조사하며 압박하는 모양새다.
다만 협회는 지속적으로 안세영과 면담을 추진할 계획이다. 안세영은 16일 자신의 SNS를 통해 "협회와 시시비비를 가리는 공방전이 아닌 제가 겪은 일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있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