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 교체 압박감' 이겨낸 엘리아스, SSG 이숭용 감독이 건넨 조언

역투하는 SSG 엘리아스. 연합뉴스

올 시즌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개막 당시와 현재를 비교했을 때 외국인 선수 구성에 변화를 준 팀이 대다수다.

기존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다른 선수로 교체하는 경우 혹은 부상으로 팀을 떠난 경우가 있다. 게다가 올해부터는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까지 시행되면서 특히나 다양한 외국인 선수를 리그 내에서 볼 수 있다.

이는 외국인 선수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2019년부터 6시즌을 함께했던 전 LG 트윈스 투수 케이시 켈리가 성적 부진을 이유로 교체됐고, 올 시즌 나쁘지 않은 활약을 했던 전 NC 다이노스 투수 다니엘 카스타노 역시 팀에서 이별 통보를 받았다.

SSG 랜더스 로에니스 엘리아스에게도 위기가 있었다. 엘리아스는 지난 5월 18일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 경기 직전 몸을 풀다 옆구리 부상을 입었다. 당시 6주 정도의 회복 기간이 필요해보였다. 이에 SSG 구단 측은 '대체 외국인 선수'로 일본 투수 시라카와 게이쇼와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시라카와가 KBO 리그에서 예상 밖의 활약을 보였다. 엘리아스의 복귀 시점이 다가왔음에도 SSG 구단 측은 두 선수 중 어떤 선수를 남겨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빠졌다.

다행히도 엘리아스가 구단의 선택을 받았다. 이후 사령탑 이숭용 감독은 엘리아스에게 안심이 되는 조언을 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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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아스는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 리그' LG전에서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승리를 챙겼다. 엘리아스는 이날 7이닝 동안 90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3탈삼진 기록을 남겼다.

투구 페이스를 보면 완봉승도 가능해 보일 정도였다. 7회에도 엘리아스의 직구 구속은 150km를 넘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엘리아스는 쿨(?)하게 마운드를 떠났다.

경기 후 엘리아스는 "팀이 연패 중인 상황은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승리하게 돼서 기쁘다. 앞으로 더 좋은 투구를 하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어 "6~7이닝을 투구하기를 원했는데, 만족스러운 경기였다"고 덧붙였다.

7회 이후 공을 더 던지고 싶은 생각은 없었냐는 질문에는 "더워서 너무 힘들었다"며 웃었다. 덥기로 유명한 쿠바 출신 선수지만 최근 한국의 더위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엘리아스는 이어 "너무 더워서 땀을 많이 흘렸다. 7이닝을 던진 상태였기 때문에 힘들기도 했다"고 부연했다.

엘리아스는 지난 8월초 이 감독과 면담 자리를 가졌다. 이 감독은 앞서 엘리아스가 팀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며 대화를 나눴다고 밝힌 바 있다.

어떤 대화가 오갔을까. 우선 엘리아스는 "미팅 당시에 다른 팀 외국인 선수들이 많이 교체돼서 압박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감독님께서 '그런 것들을 신경 쓰지 말고, 해야 할 것들을 하라'고 조언을 해줬다. 그래서 이후 마음 편하게 등판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 후 인터뷰하는 엘리아스. 이우섭 기자

부담을 덜어낸 이후 경기력은 상승세다. 이날 경기에 앞서 15일 NC전에서도 승리 투수에 오르며 시즌 첫 2연승을 달렸다. 부상 복귀 이후 장기간 승리가 없었지만 최근 투구력을 회복하는 모양새다. 엘리아스는 올 시즌 16경기 4승 5패 평균자책점 4.04를 기록 중이다.

엘리아스는 "현재 컨디션은 매우 좋은 상태"라고 알렸다. 그러면서 "구속과 탈삼진 등은 노력하는 것에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훈련해서 다음 경기에는 더 좋은 투구를 하겠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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