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본부)는 지난 20일 성명서를 내고 "박민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경영위기를 핑계삼아 구조조정 단계를 밟아 가고 있다"라며 "사측은 지난 7월 '2차 특별명예퇴직 및 희망퇴직'의 목적으로 '전사적 고용 조정 계획의 일환(해고 회피노력)'을 명시했다. 이는 2월 시행된 1차 특별명예퇴직에는 전혀 없었던 문구로, 사측에 설명을 촉구했지만 구성원들에게 어떠한 설명도 내놓지 않고, 2차 특별명예퇴직 및 희망퇴직을 밀어붙였다"라고 밝혔다.
21일 열린 이사회에서는 '전사적 무급휴직'이 보고 안건으로 상정됐다. 무급휴직 기간은 2개월이며 신청자에 한해 가능하다. 9월 2~13일까지 접수를 받고, 특별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10월 1일부터 시행된다.
무급휴직안에도 역시 '전사적 고용조정 계획의 일환(해고 회피노력)'을 명시해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이 정리 해고, 구조조정을 위한 절차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 근거로는 △ 1400억 원 적자 가운데 임원들 임금 삭감 정도의 효과 수준을 대대적인 '해고회피 노력의 일환'이라고 하는 것, △ 관계 법령에는 근로자가 자율적으로 동의해 신청한 무급휴직은 회사 재량으로 가능한데 사측이 심사를 통해 대상자를 선발하는 것 등이 제시됐다.
KBS본부는 "사측은 이번 무급휴직을 박민 사장의 연임을 위한 최대 치적으로 내세우려는 것인가. 사측이 이토록 무도하게 무급휴직을 밀어붙이는 것은 사장이 품고 있는 구조조정을 시행하고자 절차를 밟아두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구성원들의 근무조건에 심대한 영향을 주는 무급휴직에 대해, 노조와 협의 하는 과정을 생략하고 이사회에 안건을 바로 보고하는 것이 말이 되나"라고 되물었다.
특히 박민 사장이 수신료 분리고지로 인한 재정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친정부 뉴스와 친일·극우 방송으로 KBS의 신뢰도를 추락시키고, 영향력을 저하시키며 경영위기를 자초해왔다. 그 후폭풍으로 광복절인 8월 15일 이후 수신료 콜센터에는 두 배에 가까운 수신료 민원전화가 쌓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왜 박민 사장과 일당이 의도적으로 자초한 위기의 책임을 특별명예퇴직과 희망퇴직, 무급휴직이라는 이름으로 노동자에게 뒤집어 씌우려 하는가. 결국 KBS 노동자를 강제로 감축하고 그것을 성과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다시 낙점을 받으려는 무리수 아닌가. 과연 누가 공영방송의 정체성을 상실시키고, 개인의 이념이나 소신을 실현하기 위해 방송을 망치고 있는가. 시청률 및 시청자 수 감소, 신뢰도 추락과 영향력 축소, 시청자들의 비난은 박민 사장이 자초한 것"이라고 정면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