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촬영할 때 부부의 세계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고 말씀하셨죠. 이게 어떤 의미입니까."(박경림)
"보통 장면을 찍을 때 예상이 되는 그림이 있어요. 하지만 어느 순간에 저도 모르겠더라고요. '어떻게 가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부의 세계)랑 지금이랑 굉장히 비슷해요."(모완일)
21일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제작발표회 현장 진행을 맡은 박경림의 물음에 모완일 감독이 내놓은 답이다.
모 감독은 이날 "어느 순간 (배우들이) 본인들의 역할에 빠져서 본인들 길을 가버리더라"며 "그 길이 제가 보기에도 멋졌다"고 떠올렸다. 그만큼 배우들이 맡은 배역을 잘 소화했다는 의미다.
그는 이어 "배우들이 매 장면 정말 최선을 다했다"며 "한 장면이 끝날 때까지 모두 진심이었다"고 감탄했다.
이날 제작발표회 현장에는 모완일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윤석, 윤계상, 고민시, 이정은도 함께해 입담을 뽐냈다.
특히 박경림이 이 작품을 소개하며 "아귀와 장첸이 펜션 주인이다"라고 말해 현장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김윤석도 "아귀였다면 내용이 달라졌다"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이정은은 작품을 위해 점까지 봤다고 한다. 다행히 잘 된다는 결과를 받았다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다만 이들 배우의 작품에 대한 애정은 누구보다 진지했다.
작품 속 펜션 주인 전영하 역을 맡은 김윤석은 "돌을 던진 사람의 이야기와 돌에 맞은 개구리의 이야기가 균형있게 그려진다"며 "작품의 매력은 당한 사람들이 어떻게까지 가는가를 보여주면서 우리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구상준을 맡은 윤계상은 자신을 "누군가의 돌을 맞아 조금씩 무너져가는 개구리 역할"이라며 "순차적으로 무너져가는 모습을 설득력있게 보이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수상한 불청객 유성아 역을 맡은 고민시는 "미스터리한 인물"이라며 "이상할 정도로 펜션에 집착을 하는 인물"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연기한 유성아를 두고 "지금까지 작품 중에서 난이도 최고였다"며 "그래서 스스로 의심하고 고민하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강력반 출신 파출소장 윤보민 역을 맡은 이정은은 "남아있는 본능이 계속 현장에 가게 되고 쫓는 인물"이라며 "성아를 맡은 민시와 호흡을 맞춰봤는데 그 장면이 꿈에도 나올 정도로 좋았다"고 말했다.
작품에 대해 모 감독은 "다소 불친절할 수 있지만, 조금 더 조용하고 사운드를 키우는 환경에서 인물들을 보면 더 좋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라는 제목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조용한 숲속을 걸어가면 기분이 좋잖아요. 한적하고 아름다운 길인데 저 앞에 원치 않는 인물이 갑자기 나타나는 거예요. 그 순간 아무도 없는 숲속이라는 공간이 평화로운 공간이었다가 갑자기 공포로 다가오거든요. 그 이중성이 가진 매력이 있는 거 같아요."
오는 23일 첫선을 보이는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한 펜션에 찾아온 수상한 손님으로 인해 평온한 일상이 무너진 사람들 이야기다. 해당 작품은 'JTBC X SLL 신인 작가 극본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손호영 작가가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