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 이례적으로 "존경한다"고 밝혀 발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 "나는 그를 좋아하고 훌륭한 신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만 "오바마 전 대통령은 교역 분야에서 너무나 취약했다"면서 "일본과 중국 같은 나라가 미국에 한 일을 살펴보면 재앙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같은 부정적인 평가에 이어 곧바로 "그를 존경하고, 부인도 존경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08년 대선 당시 케냐 태생의 흑인 아버지를 둔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 '미국 태생이 아니기 때문에 헌법상 대선 출마가 불가능하다'는 음모론을 적극적으로 퍼뜨렸다.
이 같은 음모론을 불식시키기 위해 하와이에서 태어났다는 출생증명서까지 공개한 오바마 전 대통령도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불편한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퍼뜨린 출생지 논란에 대해 "외국인 혐오적인 주장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셸 여사는 지난 2018년 출간한 자서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모든 게 정상이 아니고 비열하다"며 "고의로 정치적인 극단주의자 등을 자극하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 갑자기 우호적인 평가를 한 배경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대선이 초방빅 양상으로 흐르자 흑인 표심 등에 악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서 입장을 바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는 이날 이틀째를 맞는 민주당 전당대회 연사로 나서 최초의 흑인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