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동 연구팀이 '힌남노'급 태풍이 2030년대에는 5년을 주기로, 2050년대에는 2~3년마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놔 주목을 받고 있다.
포스텍 환경공학부 민승기 교수 등 공동연구팀은 동중국해 수온 상승이 '힌남노'급 초강력 태풍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우리나라에 상륙하는 태풍들은 대부분 제주도 남쪽에 있는 동중국해를 지나는데, 지구온난화로 인해 이 지역의 수온이 높아지면 태풍이 강한 세력을 유지하며 북상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된다.
포항과 경북 지역에 막대한 피해를 준 초강력 태풍 '힌남노'는 동중국해를 지나오면서 세력이 오히려 강해졌는데, 그 원인으로 29°C 이상으로 이례적으로 높았던 수온이 지목됐다.
힌남노를 포함해 동중국해를 거쳐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초강력 태풍(최대풍속 54m/s 이상) 16개를 분석한 결과, 동중국해의 8~9월 평균 수온이 높을수록 태풍 상륙 당시 강도가 강해졌다.
또, 연구팀은 태풍이 가장 강력한 상태에 도달하는 지점(위도)도 과거보다 북쪽으로 이동했음을 확인했다. 이는 동중국해 온난화로 인해 태풍이 약해지지 않고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우리나라로 북상하여 강풍과 폭우 등 큰 피해를 주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뮬레이션 결과, 화석 연료의 사용과 삼림 벌채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는 경우 2022년 여름처럼 동중국해 고수온 현상이 발생할 확률이 최소 5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인간 활동이 동중국해의 온난화를 심화시키고, 이 온난화가 연쇄적으로 한반도로 향하는 태풍의 세력을 키울 수 있음을 의미한다.
동중국해의 고수온 현상은 온실가스 배출경로와 무관하게 앞으로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반도에 매우 강한 강도로 상륙한 '힌남노'급 태풍이 2030년대에는 5년마다, 2050년대에는 2~3년마다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포스텍 민승기 교수는 "기후 변화가 동중국해의 고수온 현상을 일으키고, 그 결과 한반도에 상륙하는 태풍 강도가 세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대비가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포스텍 환경공학부 민승기 교수, 김연희 연구교수, 이민규 박사(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경북대, 울산과학기술원, 국립기상과학원과의 공동으로 진행됐다.
이 연구는 기상학과 기후변화 분야 국제 학술지인 미국기상학회보(Bulletin of the American Meteorological Society)에 지난 1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