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청량. 익숙한 공식이다. 전작 '뷰티풀 메이즈'(Beautiful MAZE) 이후 4개월 만에 새 싱글 '위켄드'(Weekend)를 19일 발매한 그룹 드리핀(DRIPPIN)의 올여름 키워드도 '청량'이다. 많은 그룹이 '청량'을 무기로 컴백하는 와중에, 드리핀만의 '청량'에서 돋보이는 지점은 뭘까.
드리핀(황윤성·이협·주창욱·김동윤·김민서·차준호)은 앨범 발매를 앞둔 지난 7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위켄드'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시금 '청량'이라는 카드를 쓴 이유를 묻자, 이협은 "많은 팬분들과 모든 분들이 저희 '프리 패스'(Free Pass)라든가 청량한 곡들을 많이 좋아해 주셨고 많이 기다려 주셨기 때문에 지금쯤 한번은 나와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차준호는 "지난 앨범('뷰티풀 메이즈')은 강렬하고 파워풀한 거였다"라며 "(노래가) 부르는 사람의 캐릭터와도 잘 맞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느끼는 저희 멤버들은 청춘답고 꽁냥꽁냥한 모습이 많은 친구들이라고 생각해서 연기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청량함이) 묻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다섯 번째 싱글 '위켄드'에는 동명의 타이틀곡 '위켄드', 수록곡 '플라이 하이'(Fly High)와 '타임'(TIME)이 실렸다. 일렉트릭 기타와 그루비한 베이스 사운드가 주가 되는 '위켄드'는 후렴구의 반복되는 멜로디가 특징인 이모팝 장르의 댄스곡이다. 신나고 시원한 사운드에 기분 좋은 힐링과 자유로움을 담아낸 가사가 어우러졌다.
듣자마자 타이틀감이라고 한마음이 된 곡이었다. 김동윤은 "'아, 이건 타이틀감이다!' 했다. 앨범의 중심점이 되는 곡이라는 걸 마음으로 느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주창욱은 "만장일치가 됐던 것 같다"라며 "해안도로 달리면서 듣기 좋은 노래라고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이협은 "자연스러움? 정말 20대 청춘들의 여행이라든가 주말을 나는 분위기를 풍기는 곡이다. 제목 자체도 '위켄드'라서 그걸 정확히 노린 곡이라고 생각했고, 데모도 정말 좋게 들었는데 멤버들이 녹음하고 불렀을 때 어떤 느낌일까 궁금증도 생겼다. 정말 우리랑 잘 어울린다고 생각 많이 했던 곡"이라고 소개했다.
고민하지 않고 타이틀곡으로 마음을 굳힌 '위켄드'의 매력은 무엇일까. 김민서는 "떼창하는 부분이 되게 많다. 무대에서 이런 노래를 했을 때 춤추면서 하면 너무 이쁘겠다 생각해서 타이틀로 하면 좋겠다 싶었다"라고 말했다.
김동윤은 "무대하는 모습이 바로 그려지면 '어, 이거 타이틀감이다' 하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주창욱도 "다른 수록곡도 좋았는데 '위켄드' 무대 하는 모습이 바로 떠올랐고, 이 노래로 무대 했을 때 팬분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자신감이 들어서 했던 거 같다"라고 부연했다.
2020년 데뷔해 오는 10월 4주년을 앞둔 드리핀은 앨범 작업에 조금씩 멤버들의 의견을 더하고 있다. 주창욱은 "여기(안무) 포인트를 어떻게 갈지 의견도 내고 투표도 했고, (결국) 수렴도 많이 됐다"라고 돌아봤다.
'위켄드' 안무에는 헤드셋을 끼고 백팩을 메고 스케이트 보드를 타는 것 같은 안무가 포함돼 있다. "좀 더 재미있고 역동적인 구성"으로 나온 것 같다는 게 멤버들의 생각이다. 황윤성은 "청량한 가사 맞춰서 안무를 했다. 비트도 너무 좋은데, 그 비트에 맞춰 동작에 좀 더 포인트를 줬다"라고 설명했다. 이협은 "노래도 좋지만 안무와 함께 보시면 조금 더 입체적으로 보실 수 있을 거 같다"라고 권했다.
차준호는 "(그동안은) 먼저 노래를 받고 저희가 알게 된 수순이었다면, 이번엔 먼저 들어보고 다행히도 저희 의견과 회사 의견이 맞아떨어졌다"라며 "안무 배울 때도 작은 디테일을 넣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조금 더 저희끼리 생각도 많이 하고 수정도 해 가면서 저희 색깔과 모습을 최대한 녹여내려고 했던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에서 찍은 뮤직비디오도 여름의 밝음과 청량함이 가득 담겼다. 김민서는 "영상에 나오는 마지막 장면이 폐교"라고 귀띔했다. 김동윤은 "촬영 세팅 전에 들어가봤는데 너무 무섭더라"라고 말했고, 김민서도 "거짓말이 아니고 무서웠다"라고 거들었다. 주창욱은 "협이 형이랑 저는 실제로 발로 빨래를 밟아서 너무 색달랐다. 촬영이라기보다는 수련회, 수학여행 이런 느낌이라 특히나 재미있었다"라고 전했다.
드리핀표 청량의 차별화된 지점을 묻자, "'우리 청량이야! 밝아!'가 아니라 슴슴하달까"라고 웃은 김동윤은 "자연스러움? 꾸며내지 않고 저희에게서 우러나오는 소년미와 청량감을 들고 싶다"라고 답했다. 주창욱도 "자연스러운 게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각자 팀에서 어떤 역할과 매력을 맡고 있는지도 질문했다. 이에 김동윤은 "중저음 보이스라고 생각한다. 담백한 맛이 난다"라고, 김민서는 "저는 드리핀 멤버들 중에서 유일하게 (MBTI)가 'E'라서 에너지와 분위기를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차준호는 "아, 저는 되게 다양한 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는데 그런 건 있는 것 같다. 모두에게 좀 친절하게 좋은 인상으로 남고 싶다는 생각 많이 했는데, 좋은 호감으로 봐주시는 거 같다. 따뜻하고 다가갈 수 있는 분위기가 매력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돌아봤다.
황윤성은 "저는 그냥 팬분들이 댄스 많이 좋아해 주시고, 그리고 은근히 털털하다고 하신다. 귀여울 거 같았는데 은근히 털털한 이런 매력으로 좋아해 주시더라"라고 말했다.
"저 같은 경우는 드리핀의 이쁜이를 담당하고 있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낸 이협은 "노래할 때도 상당히 좋아해 주시고 메신저 등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고 있는데 다양한 고민을 들어주기도 한다. 해결은 못해 드려도 같이 소통하는 부분에 있어서 섬세한 부분 많이 좋아해 주시더라"라고 밝혔다.
주창욱은 "저는 좀 성격적인 부분? 츤데레 같은데 다정한 부분"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이협은 주창욱을 바라보며 "몸이 예쁘다"라고 했고, 김동윤도 "체조선수 같다"라고 맞장구쳤다.
팀으로서의 매력을 두고 차준호는 "모든 것은 반전이 통하지 않나. 저희가 굉장히 조용조용하고 말수도 되게 없는 아이들일 거 같은데 한 명 한 명 캐릭터가 다르다. 얘는 되게 조용할 줄 알았는데 되게 다정한 모습이네, 하면서. 조금 더 스며들면 겉보기와 다른 저희 케미가 많이 반전 매력인 거 같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케이콘 2024 무대에 오른 드리핀. 케이콘 출연은 데뷔 4년 만에 이번이 처음이었다. 김민서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팬분들이 호응해주시고 끝나고 버스킹도 했는데 LA에 을 때 너무 많은 힘과 에너지를 받았다. 너무 좋은 기억이었다"라고 밝혔다.
이협은 "케이콘도 그렇고 버스킹도 그렇고 저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셨고 많은 사랑을 보내 주셔서 너무 기뻤다. 최근 들어서 좋은 기회로 여러 다른 나라에 가게 되면서 느꼈던 건데, 정말 많은 분들이 저희 기다려 주고 관심도 가지고 계셨더라. 앞으로도 그런 기회를 많이 만들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서 보고 싶은 무대가 있을까. 이협은 "나갈 수 있는 무대는 사실 다 나가고 싶다. 그것만으로도 저희를 많은 분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이고, 저희 실력이라든가 다양한 부분에서 어필할 수 있으니까. 그런 커리어 하나하나가 앞으로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불러만 주신다면 많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차준호는 "이렇게 큰 무대는 흔치 않은 기회니까 더 큰 에너지를 얻을 수 있구나 하는 걸, (공연)하면서 깨달았다. 저희가 아직 해외 투어를 해본 적은 없어서 빨리 했으면 좋겠다. 저희끼리도 얘기 많이 하고 빠른 시간 안에 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켄드' 활동 때 이루고 싶은 목표로 차준호는 '음악방송 1위'를 들었다. 활동을 쉬다가 이번에 다시 팀에 합류한 주창욱은 "저번 앨범 성적이 좋았는데 사실 이번이 더 좋았으면 좋겠다. 저번보다 한 장이라도 더 나갔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이협은 "차트인하자!"라고 답했다.
"저번('뷰티풀 메이즈') 커리어 하이도 사실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라서 그만큼 감사함이 컸어요. '이게 현실인가?' 이런 생각도 했고요. 이번 앨범도 당연히 더 좋은 성적을 내고 많은 분들께 사랑을 받으면 좋겠지만, 팬들이 많이 기다려 주셨던 청량과 분위기이기 때문에 다 같이 즐겁게 건강하게 다치지 않고 좋은 추억 만드는 활동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