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연임에 성공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2기 지도부'가 공식 출범한 가운데, 여야 대표가 오는 25일 회동을 갖기로 했습니다. 회담의 최대 쟁점은 '채 상병 특검법'이 될 전망입니다. 국회에 나가 있는 정석호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정석호 기자.
[기자] 네.
[앵커] 이재명 대표와 한동훈 대표의 첫 대표 회담이 정해졌습니다.
[기자] 네 조금 전 이 대표의 비서실장이 발표했는데요. 25일 오후 3시 국회에서 양당 대표가 회담을 갖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의제와 배석자와 관련해서는 추후 협의한다고 합니다.
[앵커] 이 대표가 어제 당 대표에 선출되면서 바로 정부 여당에 회담을 제안했어요?
[기자] 맞습니다. 이 대표는 어제 당 대표 수락연설을 통해 당성 직후 회담을 제안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는 영수회담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에게는 민생 입법을 두고 얘기를 나누자고 던졌습니다. 이 대표의 말 들어보시죠.
[인서트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로서 윤석열 대통령께 영수회담을 제안드립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께도 대표회담을 제안드립니다.
[앵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의 반응이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대통령실은 이 대표의 제안에 국회 정상화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당분간 영수회담이 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국민의힘도 논평에서 여야 간의 민생정치 복원이 먼저라며 이 대표의 상대는 대통령이 아니라 여당 대표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미묘한 기싸움도 느껴지는데요. 이 대표는 윤 대통령과 지난 대선에서 경쟁자로 뛰었잖습니까. 이 대표는 윤 대통령과 독대하는 그림을, 한동훈 대표는 이 대표와 마주하는 구도를 만드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앵커] 영수회담은 어려워졌고, 그럼 여야간 대표회동 논의는 오늘 하루만에 진행된 건가요?
[기자] 네 하루 만에 급물살을 탔는데요. 한동훈 대표가 긍정적인 답변을 하면서 양당은 바로 실무 협의에 들어갔습니다. 양당 대표의 말 차례로 들어보시죠.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어제 하신 대표회담 제의도 대단히 환영한다는 말씀드립니다. 여야가 지금 미뤄지고 있는 여러 민생 과제들에 대해서 실질적인 많은 결과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
"여야 대표 회담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신다고 해서 빨리 만나서 민생 문제, 정국 현안에 대해서 허심탄회한 논의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동안 국회에서는 야당이 입법을 밀어붙이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고, 그 법이 국회로 돌아왔다가 폐기되는 상황이 반복됐거든요. 소모적인 정쟁이 쳇바퀴처럼 반복되면서 여야가 민생 입법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는데 이번 회담으로 협치의 물꼬를 틀 지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앵커] 문제는 어떤 논의를 할지인데요.
[기자] 우선 두 대표 모두 민생 입법을 논의하자고 운을 뗸 상탭니다. 국민의힘은 오늘 회의에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종합부동산세 완화, 상속세 개편 등 여러 민생 현안을 띄웠습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여야정 협의체를 만들자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동시에 민주당도 먹고사는 문제가 중요하다며 민생 입법을 강조했는데요. 이 대표도 당선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투세와 종부세, 상속세를 개편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어, 세제 개편 논의가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두 대표 모두 대선 주자로 꼽히는 만큼, 중도층 표심을 두고 치열한 '대선 전초전'을 벌일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여야가 어떤 게 민생을 위한 것인지를 두고서는 입장 차가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구체적인 내용으로 들어가면 양 당의 입장 차가 뚜렷합니다. 우선 민주당은 민생을 챙기기 위해서는 전국민에게 25만원을 나눠주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 대표가 힘을 싣고 있는 법안이기도 합니다. 반면에 국민의힘은 일률적으로 현금을 살포하는 방식은 올바른 민생 회복 방안이 아니라며, 입장 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두 대표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합의할 수 있을지도 관전포인트 같습니다.
[기자] 네 이재명 대표가 회동을 제안하면서 무엇보다 채 상병 특검법을 두고 허심탄회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조건을 단 만큼, 특검에 대한 논의도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은 세번째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한 상태인데요. 김건희 여사까지 수사 범위에 포함한 강력한 특검법을 만들어 놓고, 한동훈 대표에게 제3자가 추천하는 특검법을 발의하라고 압박하는 상황입니다. 한 대표의 전당대회 공약이기도 하니 약속대로 추진한다면 협상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한동훈 대표의 입장은 어떻게 됩니까?
한 대표는 오늘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는데요. 한번 들어보시죠.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이 위헌성이 강한 특검법보다도 훨씬 더 위헌성이 강화된 흉기같은 법안을 바로 즉시 내놨잖아요. 한손으로는 그러고 한손으로는 마치 제가 낸 대법원장 특검 법안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는 그 말 자체는 환영하는데요. 과연 그게 진의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생각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민주당이 제3자 특검을 제안하는 방식에 대해 불편함을 나타낸 것인데요. 여기에 새로운 특검 조건을 걸기도 했습니다. 채 상병 사건과 관련된 이른바 '제보 공작' 의혹오 특검에 포함돼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외압 의혹을 공수처에 신고했던 김규현 변호사가 민주당과 모의해 언론에 제보했다는 의혹입니다.
[앵커] 이에 대한 민주당 반응은 어떻습니까?
민주당은 특검에 조건을 달지 말고 발의부터 하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우선 한 대표가 추진하고픈 특검법을 발의하면, 그 내용을 두고 논의를 하자는 건데요.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의 말 들어보시죠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갈팡질팡하는 태도가 안쓰럽습니다. 하실겁니까 안하실겁니까. 말은 무성한데 발의는 하지 않고 말할 때마다 내용이 바뀌니 하겠다는 건지 말겠다는 건지 이러자는 건지 저러자는 건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민주당은 그러면서 한 대표에게 오는 26일까지 특검법을 발의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앵커] 제보 공작 내용이 포함된다면 민주당이 특검법을 받을 수 있을까요?
[기자] 민주당은 공식적으로는 '발의나 하라'는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는 협상할 수도 있다는 반응입니다. 제보 공작 의혹을 받고 있는 김규현 변호사 본인이 이미 여러 차례 해명한 바도 있고,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아무래도 협상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정석호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