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역대 최고 득표율로 연임에 성공하며 당권을 거머쥐었지만,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은 '사법 리스크' 불씨에 발목이 잡힐지 주목된다. 추가 기소가 이뤄진 이 대표는 일부 사건 재판에서 선고가 임박한 상태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모두 4건의 재판을 받는 피고인 신분이다.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만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대장동·위례 개발비리 및 성남 FC 불법 후원금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여기에 지난 6월 기소된 △쌍방울 대북송금 재판까지 더해졌다.
1심 선고 임박…사법 리스크 '불씨' 여전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혐의 재판은 결심 공판 일정까지 예정돼 있다. 재판이 마무리되는 결심 공판에서는 검찰 측 구형과 피고인의 최후 진술 등이 진행된다. 또 재판부가 선고일을 지정한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이 전 대표가 받는 재판 가운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은 가장 먼저 기소된 만큼 속도도 빠르다. 해당 재판부는 오는 23일 공판을 한 차례 진행하고, 다음 달 6일 결심 공판을 진행할 계획이다.
해당 재판에서 이 대표는 지난 대선 중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말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대표의 '위증교사 의혹' 사건의 결심 공판도 다음 달 30일 예정돼 있다. 위증교사 사건은 이 전 대표가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무죄를 받기 위해 당시 증인으로 출석했던 김 전 시장의 수행비서인 김진성씨에게 위증을 요구했다는 내용이다.
통상 결심공판 이후 한 달 뒤에 선고 결과가 나오는 만큼 이르면 오는 10월 이 전 대표가 받는 두 개의 재판 결과가 나온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전 대표의 대장동·위례 개발비리 및 성남 FC 불법 후원금 의혹 재판도 이날 오전 10시 30분 열린다. 해당 재판은 예정된 증인이 많고, 법리적 쟁점도 복잡해 매주 한두 번씩 열리고 있다.
서울-수원 오가며 재판…매주 재판에 당무 지장
여기에 이 대표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으로도 기소돼 최대 주 4회 재판에 출석할 가능성도 있다. 대북송금 사건은 오는 27일 공판준비기일이 열린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다.
더욱이 대북송금 사건은 수원지법에서 열려 이 대표는 서울 여의도와 서초동, 그리고 수원을 오가며 재판을 받아야 한다. 앞서 이 대표가 수원지법이 아닌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병합을 요청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실상 재판이 있는 날은 종일 재판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당일 당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기본적으로 당 대표는 매주 월·수·금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야 한다. 지방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기도 한다. 매주 열리는 재판에 물리적인 이동 거리까지 만만치 않아 당무 수행에 지장이 생길 우려가 있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에서 이 대표는 경기지사 시절인 2019~2020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공모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에게 경기도 스마트팜 비용 500만 달러와 자신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에 대납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실제 이 대표는 일주일 전 열린 대장동 재판에서 당 대표 경선 방송 토론회를 이유로 오전 재판만 참석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총선 국면이던 올해 3월 선거 유세 등을 이유로 지각 출석하거나 불출석한 바 있다.
1심에서 유죄 선고가 나오더라도 대법원의 확정판결까지는 꽤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하지만,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다면 당 대표는 물론 대권주자로서 입지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