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마약 조직의 필로폰 밀반입 과정에 세관 직원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수사하던 경찰 수사팀에 외압을 가한 의혹을 받는 조병노 경무관에 대해 조지호 경찰청장이 "부적절한 행동이 있었고, 그래서 좌천시켰다"라고 말했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19일 취임 후 열린 첫 기자간담회에서 "조병노 경무관이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을 하면서 (사건을 수사하던 백해룡 경정에게) 전화한 것은 부적절하고, 조직에서 금지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 뒤에도 여러가지 적절하지 못한 행태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사권을 가진 경찰서장으로 보임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정보와 수사 등 민감한 부분을 다룰 수 있는 보직도 안 됐다"라며 "이번 인사는 좌천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조 경무관은 최근 인사를 통해 수원남부경찰서장에서 전남경찰청 생활안전부장으로 이동했다.
앞서 조 경무관은 서울청 생활안전부장이었던 지난해 10월, 세관 마약 의혹 수사팀장이었던 백해룡 경정(전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에게 관세청과의 관계를 언급하며 수사에 외압을 가한 의혹을 받는다. 언론 브리핑에서 세관 등을 언급하지 말라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백해룡 경정은 조 경무관에 앞서서는 서울영등포경찰서장이었던 A총경이 "용산에서 사건 내용을 알고 있다.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언론 브리핑 연기를 지시했고, 이후 관세청 직원과 서울경찰청 관계자들이 수사에 외압을 가했다고 폭로한 상황이다. A총경은 현재 용산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겨 근무하고 있다.
국회는 이와 관련해 다음날인 20일 청문회를 개최해 세관마약 수사외압 사건 일체를 따져 물을 계획이다.
한편 필로폰 밀반입에 세관 직원들이 가담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영등포서에서)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이라며 "들어야 할 부분도 많고 관련자도 많다. 차차 수사를 진행하며 말하겠다"라고 답했다.
최근 관세청이 보도자료를 통해 '당시 영등포서가 세관 관련 내용을 언론에 밝힌 것은 피의사실 공표'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경찰은 "관세청의 주장이라 왈가왈부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관세청은 수사팀장이었던 백해룡 경정을 찾아가 언론 브리핑에서 세관 관련 내용을 언급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것이 드러나 외압 의혹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