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직협 "휴게 아닌 대기근무, 수당 인정돼야"…정부 상대 첫 소송

정부 상대 행정소송…초과근무수당 청구
특공대·도서·산간지역 경찰 "초과근무 정당 보상 없어"
"비번·휴무 때도 사실상 대기 근무"

연합뉴스

경찰직장협의회(경찰직협)가 초과근무수당을 제대로 지급 받지 못했다는 경찰관들을 모아 정부를 상대로 공동 소송에 나섰다. 첫 단체 소송이다.  
 
17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경찰직협은 전날 정부(법무부 장관)를 상대로 시간외근무수당 등 미지급 수당에 대한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경찰직협의 핵심 주장은 경찰특공대와 도서·산간지역 경찰관들의 경우 휴게 시간에도 '대기 근무'가 사실상 강제되는 만큼, 해당 근무분에 대해 시간외수당을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경찰관은 출·퇴근 시간 내 근무를 원칙으로 하는 다른 일반적 공무원과는 달리 범인검거·수사 등 위급한 상황에 대응해야 하는 업무 성격상 '현업 공무원'에 해당한다. 요일과 무관하게 상시·정상 근무가 필요한 기관에서 초과근무가 제도화된 공무원이라는 의미다.

경찰기관 상시근무 공무원의 근무시간 등에 관한 규칙 제2조는 휴게시간을 '근무 도중 자유롭게 쉬는 시간'으로, 대기는 '신고사건 출동 등 치안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일정 시간 지정된 장소에서 근무태세를 갖추고 있는 형태의 근무'로 규정하고 있다.
 
경찰직협 측은 휴게시간 중에는 경찰이 출동한 경우에만 시간외수당, 야간근무수당 및 휴일근무수당이 지급되고 있다며 "초과 근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반영하지 못하는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섬 지역·해안 경비대, 특공대 등은 휴게시간 중에도 사실상 24시간 대기 체제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에 따른 수당을 제대로 지급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직협 측은 5명의 경찰관이 2개의 조를 이뤄 근무하는 한 섬 지역파출소의 경우를 예로 들었다. 112 순찰근무는 규정상 2인 이상이 함께해야 하는데, 이 파출소는 해당 규정에 따라 1개조가 순찰 근무를 서면 나머지 상황근무와 112신고 대응을 비번·휴게 중인 경찰이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현직 경찰 600여명이 참여한 이번 소송에서 경찰직협이 승소할 경우 경찰관들에게 지급될 수당은 수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공동 소송을 주도한 인천 중부경찰서 직협 음영배 회장(경감)은 "경찰공무원들의 초과 근무에 대한 정당한 수당 지급을 통해 보다 나은 근무 환경을 조성하고, 경찰공무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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