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내야수 김도영(20)이 KBO 리그 역사를 새로 썼다. '제2의 이종범'이라는 별명을 가진 김도영은 '야구 천재'로 불린 호랑이 군단 대선배 이종범 전 LG 코치(50)를 넘어 역대 최연소 30홈런-30도루를 달성했다.
김도영은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키움과 원정에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5회초 가운데 담장을 넘는 2점 홈런을 날렸다.
올 시즌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33도루를 기록 중이던 김도영은 '호타준족'의 상징인 30-30클럽에 가입했다.
역대 최연소 20세 10개월 13일에 30홈런-30도루를 달성했다. 이전까지는 박재홍 해설위원이 현대 시절인 1996년 세운 22세 11개월 27일이 최연소 기록이었다.
이 전 코치도 30-30 클럽 가입자다. 1997년 30홈런, 64도루를 기록하며 KIA의 전신인 해태를 한국 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김도영은 이날 1회초 대기록을 세우는 듯했다. 키움 선발인 다승 1위 특급 좌완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를 상대로 큼직한 타구를 날렸다. 그러나 홈런성 타구는 좌측 폴대를 살짝 비껴났다. 환호성을 질렀던 KIA 더그아웃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김도영 역시 아쉬움을 드러냈는데 3회초에는 땅볼로 물러났다.
하지만 세 번째 타석에서는 달랐다. 김도영은 3 대 1로 앞선 5회초 1사 1루에서 헤이수스의 시속 149km 초구 속구를 통타, 중월 2점 홈런을 날렸다. 비거리 130m 아치로 대기록을 수립하자 KIA 선수단과 팬들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김도영의 30홈런-30도루는 KBO 리그에서도 9년 만의 진기록이다. 2015년 에릭 테임즈(당시 NC) 이후 역대 9번째 기록이다.
역대 최연소 기록을 세운 김도영은 테임즈의 역대 최소 경기 기록도 넘어섰다. 당시 테임스는 112경기 만에 30-30 클럽에 가입했는데 김도영은 1경기를 줄였다. 또 김도영은 박 위원과 이 전 코치, 테임즈 등에 이어 역대 7번째로 30-30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이에 앞서서도 김도영은 KBO 리그 역사를 새로 쓴 바 있다. 4월 김도영은 KBO 리그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11개)를 달성했다.
지난달 23일 NC전에서도 역대 최초 기록을 세웠다. 김도영은 4번의 타석에서 단타-2루타-3루타-홈런을 차례대로 기록한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를 작성했다. 당초 1996년 김응국(당시 롯데)도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는데 안타 뒤 다음 타석 땅볼이 끼어 있다.
이런 활약으로 김도영은 전반기에만 월간 최우수 선수(MVP)를 2번 수상했다. 역대 5번째 전반기 20홈런-20도루도 달성했다.
김도영의 이런 기세라면 정규 리그 MVP도 가능하다. 전날까지 김도영은 타율 3위(3할4푼6리), 홈런 2위(29개), 타점 공동 8위(82개), 도루 공동 5위(33개), 장타율 1위(6할3푼5리), 출루율 4위(4할1푼9리)를 기록 중이었다. 만약 김도영이 MVP를 수상하면 이승엽 두산 감독의 최연소 수상 기록(21세 1개월 14일)을 넘어선다.
KIA도 김도영의 대기록과 2안타 2타점 2득점 활약 속에 12 대 1 대승을 거두고 전날 끝내기 패배의 아쉬움을 씻었다. 선발 양현종도 7이닝 4탈삼진 4피안타 3사사구 1실점 호투로 시즌 9승째(3패)를 올리며 팀의 1위 질주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