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의 과거를 폭로하겠다며 협박해 돈을 뜯어낸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은 유튜버 '구제역'(이준희), '주작감별사'(전국진), '카라큘라'(이세욱) 등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들이 '사적 제재'를 표방했지만, 실제로는 개인의 약점을 빌미로 금품을 갈취하는 조직적인 '집단 괴롭힘'에 불과했다고 판단했다.
수원지검 형사2부(정현승 부장검사) 및 형사5부(천대원 부장검사)는 14일 협박, 공갈, 강요, 공갈방조 등 혐의로 유튜버 구제역과 주작감별사, 카라큘라를 구속 상태로, 크로커다일(최일환)을 불구속 상태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쯔양을 상대로 조직적인 범행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구제역은 2021년 10월 쯔양에게 "당신이 고소를 남발해 소상공인을 괴롭힌다는 내용의 영상을 올리겠다"는 취지로 위협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2월에는 주작감별사와 공모해 쯔양의 과거 이력을 유튜브에 유포할 것처럼 위협해 5500만원을 갈취한 혐의도 있다. 쯔양에게는 "돈을 주면 사건을 공론화하지 않겠다"고 겁을 줬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5월에는 쯔양에게 탈세 의혹을 공론화하지 않는 조건으로 자신의 지인 식당을 홍보해달라고 요구해 강제로 촬영하게 하는 등 강요한 혐의도 추가됐다.
카라큘라와 크로커다일은 구제역에게 "쯔양과 관련된 폭로 영상보다는 돈을 뜯어내라"는 취지로 권유하는 등 구제역의 범행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또다른 인터넷 방송인(BJ) A씨를 상대로도 공갈 등 범행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구제역은 2021년 10월 A씨를 상대로 사기 범행 관련 영상을 게시하지 않는 조건으로 2200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카라큘라는 2022년 6월 A씨에게 "코인 범행과 관련된 기사가 보도될 것인데, 무마하려면 돈을 달라"는 취지로 겁을 줘 3천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대화방서 범행 공모…"고소당해도 벌금으로 끝나"
검찰은 이들이 정기모임과 단합회를 가지면서 결속을 다지고,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조직적으로 범행을 공모했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한국 온라인 견인차공제회'라는 모임으로 활동하면서 2021년쯤 친목 도모용 단체대화방을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후에는 범행을 모의하거나 논의하는 곳으로 변질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대화방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하거나 "고소당해봤자 벌금나오고 끝난다" "이거(폭로) 2억원은 받아야 될 것 같은데" "나도 돈 좀 받게 꽂아달라"는 등 구체적인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들은 검찰의 수사가 임박하자 편집된 통화녹음 파일을 공개하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인멸을 시도하고 다른 공범들에게 일종의 시그널을 줬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사적제재? 약점으로 금품 뜯는 집단괴롭힘 불과"
검찰은 구제역 등이 사적 제재를 앞세워 활동했지만, 실제로는 사이버불링(cyber bullying·사이버상 집단괴롭힘)에 불과했다고 판단했다. 또 타인의 약점을 폭로하고 금품을 맞바꾸는 수익모델로 변질시켰다고 결론내렸다.특히 구제역이나 주작감별사는 피해자인 쯔양의 내밀한 사생활이 공개될 수 있다는 공포심을 이용해 거액을 갈취해놓고 정작 논란이 일자 자신들이 피해자를 지켜주려 했다는 등 범행을 부인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튜버가 가진 사회적 영향력에 비해 자정시스템이나 통제장치는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신종 약탈범죄의 온상으로 이용되는 만큼 제도적 제재 수단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원지검 공보관 황우진 부장검사는 "사이버불링 등 악성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포하는 행위에 엄정 대응이 필요하다"며 "피고인들이 재판에서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쯔양에 대한 공갈방조 혐의로 구속영장이 한 차례 기각됐던 쯔양의 전 남자친구의 변호사인 최모 변호사에 대해 이날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최 변호사는 쯔양에게 공갈 범행을 저지르고, 쯔양을 향한 구제역의 공갈 범행을 방조한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