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임애지(화순군청)가 한국 여자 복싱 발전을 위해 쓴소리를 냈다.
임애지를 비롯한 한국 선수단 본진 50여 명은 2024 파리 올림픽 일정을 마치고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임애지는 지난 4일 프랑스 파리의 파리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복싱 여자 54kg급 준결승전에서 하티세 아크바시(튀르키예)에게 2대3으로 판정패했다. 복싱 종목에서는 3위 결정전 없이 준결승 패자에게 모두 동메달을 준다.
임애지는 동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복싱의 새 역사를 썼다. 한국 복싱에서 올림픽 메달은 2012년 런던 대회 한순철(남자 60kg급 은메달) 이후 12년 만이다. 특히 여자 복싱에서는 임애지가 한국 선수 최초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임애지는 폐막식에서 함께 선수단 기수를 맡았던 태권도 박태준(경희대)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며 입국장에 들어섰다. 귀국 후 취재진과 만난 임애지는 "폐막식 기수를 맡겨 주셔서 감사했다"며 "4년 뒤에는 내가 얼마나 더 잘할 수 있을지,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미소를 지었다.
임애지는 자신감을 불어넣는 자기 암시를 걸며 경기에 임했다. 그는 "올림픽 출전권을 따기 전까지는 '나는 올림픽에 나설 것'이라고 메모를 했다"며 "올림픽 출전이 결정된 이후에는 '나는 금메달을 땄다. 나는 금메달리스트다. 나는 된다' 등을 되뇌었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그룹 몬스타엑스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 그는 "몬스타엑스 멤버들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서 응원해 주셨는데, 그게 완전 (좋아서) 기절"이었다며 활짝 웃었다.
한국 여자 복싱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 데 대해서는 "어깨가 으쓱하기보다는 더 발전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든다"며 "꾸준히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애지는 짧은 휴식 후 전국체전을 준비해야 한다. 그런데 54kg급으로 출전했던 이번 올림픽과 달리 60kg급에 나선다. 6kg 정도 증량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국체전 여자 복싱의 체급은 51kg급, 60kg급, 75kg급까지 셋뿐이다. 임애지는 "체급이 더 많아진다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더 빨리 생겼으면 좋겠다"며 전국체전 체급의 세분화를 촉구했다.
체계적인 훈련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나라에 좋은 선수들이 정말 많은데, 달리기 훈련을 많이 하다 보면 부상이 많아져 출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복싱 선수인 만큼, 복싱이 주가 되는 시스템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