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교육자를 꿈꾸는 20대 동종업계 후배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강원지역 교사이자 특정 음악업계 권위자인 4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
피해자는 직접 재판에 출석해 "죄의식 없이 반성하지 않는 가해자를 엄벌해달라"고 촉구했다.
13일 춘천지법 형사1단독 신동일 판사 심리로 열린 A(47)씨의 강제추행 혐의 첫 재판에서 A씨 측은 "피고인이 피해자 의사에 반해 강제추행했다는 공소사실 자체는 인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재차 범행한 부분에 대해서는 일체 부인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2월 13일 서울의 한 숙박업소에서 피해자 B씨를 자신의 방으로 불러 술을 마신 뒤 갑자기 끌어안고 입을 맞췄으며 침대에 눕혀 B씨의 신체를 만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가 이를 뿌리치고 도망치려하자 다시 따라온 뒤 신발장 앞에서 B씨를 밀치며 입을 맞추고 몸을 만지는 등 재차 범행한 혐의도 공소장에 포함됐다.
이날 첫 재판에 참석한 피해자는 재판부로부터 발언권을 얻어 A씨의 엄벌을 촉구했다.
B씨는 "이 자리에 나오기 까지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끝까지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해야 스스로를 자책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아 용기를 내 나오게 됐다"며 눈물을 흘렸다.
피해자는 "가해자를 오랜 시간 진심으로 존경했고 인생의 롤 모델로 생각했다"며 "처음에는 가해자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하기를 바랬지만 지금은 최소한 가해자가 부도덕한 가치관을 갖고 교육을 하는 일이 절대 없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발 이 일이 가볍게 처벌돼 저 같은 피해자가 또다시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꼭 처벌해주시길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A씨는 강원도내 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며 특정 음악관련 협회장을 지내는 등 관련 업계 핵심 권위자로 평가받는 인물로 국내·외 대회에서 심사위원 또는 예술감독 등을 맡고 다수의 책을 저술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오는 10월 1일 A씨 사건 두 번째 재판에서 피해자에 대한 검찰과 피고인 측의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강원도교육청은 A씨를 지난달 말 직위해제 했으며 판결 결과를 토대로 징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