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에서 잇따라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대지진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일본 여행을 앞둔 여행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3일 여행 정보 공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본 여행 관련 고민 글이 연달아 올라왔다. 일본행을 취소했다는 사례와 불안하지만 높은 수수료 부담에 여행을 강행한다는 사례로 갈렸다.
9일 오사카로 여행갈 예정이었다는 A씨는 "43만원 주고 항공권 구매했는데 결국 수수료 40만원 물고 취소했다"며 "아깝긴 하지만 굳이 위험을 무릅쓸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사연을 전했다.
반면 B씨는 "4살짜리 아들이 있어 고민하다가 불안해 할 바엔 그냥 취소하자 싶었는데 비행기 수수료가 100만원"이라며 "남편과 상의하고 그냥 가기로 했다"고 하소연했다.
현재 여행업계는 여행 취소 시 발생하는 수수료를 약관대로 부과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한 여행 중개플랫폼 측은 "취소 환불 수수료는 항공사 지침을 따르고 있다"면서 "천재지변으로 인해 항공사로부터 면제 지침이 있으면 환불 수수료 면제가 가능하지만, 현재 기준 별도 지침이나 공지는 없다"고 밝혔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일본 대지진 불안감으로 인해) 취소 사례가 눈에 띄게 늘진 않았다"면서 "아무래도 취소 수수료가 많이 부과되기 때문에 불안해도 가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재 일본 정부는 지난 8일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1 지진을 계기로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거대 지진 주의)를 발표했다. 난카이 해곡 대지진은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진 난카이 해곡에서 100~150년 간격으로 발생한다는 지진이다. 발생 시 강도는 8~9 규모로 추정되며, 23만여 명에 달하는 사망자와 실종자가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연세대 지구시스템학과 홍태경 교수는 12일 CBS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향후 30년 이내에 지진 발생 확률이 80%가 넘는다"면서 "응력 누적량이 커지고 있기에 지진 발생 시 지진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과도한 우려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부경대 지구환경시스템과학부 김영석 교수는 CBS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주기가 평균적으로 110년 정도 되기 때문에 (지진 발생) 가능은 하지만 아직은 아주 높은 상태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호주, 캐나다 등 주요국은 자국민을 대상으로 일본 여행과 관련해 평소와 같은 1단계(일반적 안전 예방)를 유지 중이다.
반면 영국과 홍콩 정부는 11일 여행 경보를 상향하고 각각 "일본 전역에 미칠 대지진의 위험성이 평소보다 높다", "일본에 갈 계획이 있거나 현재 일본에 있는 경우 경각심을 가지고 안전에 유의하라"며 여행 자제 등을 권고했다.
한국 외교부는 "현지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해외 안전 로밍 문자발송, 일본 지역 공관을 통한 안전 공지, 비상연락망 점검 등 다양한 안전조치를 강구하고 있다"면서 "일본 정부의 조치나 주요 국가 동향 등 상황을 종합해서 여행 경보 상향 조정 등을 면밀히 검토해 나갈 예정이고, 아직까지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