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당시 반인륜적인 '마루타(통나무) 생체 실험'을 자행한 731부대 출신으로 당시 일본군의 만행을 증언하고 있는 시미즈 히데오가 중국내 731부대 주둔지를 찾아 희생된 중국인들에게 사죄했다.
인민일보와 펑파이 등 중국 현지매체들에 따르면 올해 94세의 시미즈 히데오가 13일 오전 80여년전 자신이 복무했던 중국 하얼빈 소재 731부대 유적지를 찾아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12일 인민일보에 보낸 기고문을 통해 "저는 살아생전에 중국침략 일본군 제731부대 유적지로 돌아가 피해를 입은 중국 인민들에게 가장 깊은 사과의 뜻을 전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 많은 사람들의 반성과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어렵게 얻은 평화를 소중히 여기고 전쟁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해당 기고문에 따르면 시미즈 히데오는 14살이었던 1945년 학교 선생님의 추천으로 하얼빈 교외에 있는 일본군 731부대로 가서 '소년병'이 됐고, 이후 패전 이후 일본으로 돌아갔다.
소년병 복무 당시 그는 731부대의 표본 진열실에서 해부한 인간 신체를 통째로 넣은 포르말린 병을 여럿 목격했고, 그 가운데 영유아 표본도 적지 않았던 것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945년 8월 일본의 패전 직전에는 범죄 증거를 감추기 위해 감옥 등의 시설을 폭파했고 수감자들을 학살하고 시신을 불태웠다. 그는 자신도 폭탄 운반과 불태운 뒤의 유골을 줍는 것에 참여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일본으로 돌아온 뒤 부대원들은 '731부대 복무 경력을 숨길 것', '정부 공직을 맡지 말 것', '부대와 연락하지 말 것' 등을 지시받았고, 그 역시 오랫동안 731부대에서 복무한 경력을 숨겼다.
그는 손주를 볼 때마다 표본 진열실에서 보았던 영유아 표본이 떠올라 고통과 죄책감을 느끼다 지난 2015년 나가노현에서 열린 한 반전 전시회를 계기로 자신인 경험한 731부대의 만행을 고백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현재 일본 정부는 731부대의 세균전 자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며 전쟁 가해 책임을 회피하는 경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정부는 과거의 전쟁 죄행을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가해자의 역사적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려면서 "일본군이 중국에서 저지른 죄행은 잔인무도하고 필설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만큼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면서 "일본 정부가 끊임없이 평화헌법을 무력화하고, 군사비를 증액하고, 군비를 확충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청민 731부대 유적지 전시관장은 그의 중국 방문을 두고 "시미즈 히데오가 하얼빈으로 돌아와 회개하고 사과한 마지막 731부대원일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