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정부의 8.15 광복절 경축식 불참을 선언한 이종찬 광복회장에게 12일 "(8월 15일) 건국절 지정을 추진하지 않겠으니 행사에 참석해 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건국절 지정 추진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 회장은 서울 여의도구 광복회관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이날 오전 정진석 비서실장과의 통화한 내용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고 박태서 국회의장 공보수석비서관이 기자들에게 전했다.
이 회장 본인도 취재진과 만나 "우 의장에게 이 문제의 발단이 된 것은 잘못된 독립기념관장 임명이라고 이야기했다"며 "이번 인사는 독립운동 단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최초로 인사를 하는 일인 만큼 중요한데, 그 최초의 인사가 이상한 작용에 의해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김 관장이 독립기념관장 후보자였을 때, 심사 과정에 참여한 오영섭 독립기념관 임원추천위 위원장 등 관계자들을 광복회 차원에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수사 의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 공공기관 선출제도 전체에 관한 문란인 만큼 이번 기회에 (전모가) 밝혀져서 공모를 하려면 똑바로 하든지, 신뢰가 가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회장은 우 의장에게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수석은 이 회장이 우 의장에게 "국회의장은 3부 요인이자 입법부 수장이기에 참석하지 않으면 의장이 정당인으로 취급 받을 수밖에 없는 오해를 살 수 있다"며 "경축식에 참석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우 의장은 "이 회장께서 직접 참석해 따끔하게 질책하시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 회장은 "현장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강력하게 하게 되면, 해당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사태 수습이 어려워진다"며 "결과적으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정부 행사를 돕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우 의장은 각계 의견을 수렴해 경축식 참석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그는 "이 정도 상황이면 대통령실이 이 회장의 말씀을 수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