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동해시의회가 세 번의 선거에서도 후반기 의장을 선출하지 못한 가운데 여전히 여·야간 이견이 평행을 이루면서 파행이 장기화하고 있다.
12일 동해시의회 등에 따르면 여·야간 후반기 원구성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지만, 아직도 타협점을 찾지 못해 다음 선거 일정 조차 잡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9대 동해시의회는 국민의힘 의원 4명과 더불어민주당 의원 4명 등 모두 8명으로 여·야 동수를 이루고 있다.
동해시의회는 후반기 의장을 선출하기 위해 지난 6월 말부터 지난 달까지 모두 3차례 선거를 진행했지만, 아직 의장을 뽑지 못했다. 세 차례의 의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박주현 의원이 단독 입후보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모두 기권해 과반수 이상 득표를 하지 못하면서 부결됐다.
이처럼 후반기 원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은 여·야간 입장이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시의회와 지역정가 등에 따르면 전반기에 의장을 가졌던 민주당 측에서 후반기에는 국민의힘에서 의장을 맡는 것에 동의하지만, 박주현 의원에 대해서만 반대 입장을 보이며 후보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앞서 박 의원이 민주당 당적으로 두 번의 시의원을 지냈으며 3선에 실패한 후, 지난 4월 국민의힘 후보로 나서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만큼 절대 의장으로 선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에게 의장 자리를 준다는데도 안 받으면 어떡하냐. 정치라는 것이 말하자면 서로 입장에서 조율해야 되는 것인데 세 번이나 안 됐으면 다른 사람을 내세우는 것이 맞는 것 아니냐"며 "여야간 협치를 이루지 못하는 모습에 지역사회에서도 쓴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 우리도 안타까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당론으로 박주현 의원이 의장 후보로 출마했고, 박 의원 외에 의장직을 원하는 의원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당론에 따라 박주현 의원이 단독으로 출마했고, 부의장은 민주당 쪽에서 맡는 것에 동의하겠다고 했지만, 민주당에서는 부의장 후보도 올리지 않고 있다"며 "민주당에서 무조건 박 의원만 아니면 된다는 이런 식으로만 일관되게 얘기를 있으니 지금 대화가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이와 관련해 지역사회에서는 "정당 간 힘겨루기로 의회 의장단을 구성하지 못하는 것은 의원들이 책임과 의무를 외면하고, 지역 유권자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협치와 소통이 부족해 원구성마저 이루지 못하면서 시의회 본연의 역할마저 소홀해 지는 것은 아닌 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시의회는 추후 선거일을 재지정하고 의장 후보자 등록 과정부터 다시 진행할 예정이지만 여야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난항이 예상된다. 다음 달 2일 예정된 임시회 전까지 하반기 의장을 선출하지 못할 경우 시의회 회의 규칙에 따라 전반기 의장이였던 이동호 의원이 의장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