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 중계 약속 지킨 전현무 "가족처럼 몰입"…박혜정 "삼촌, 고마워요"[파리올림픽]

11일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역도 여자 최중량급 경기를 마치고 은메달리스트 박혜정과 중계를 맡은 방송인 전현무가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노컷뉴스

KBS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전현무(46)가 직접 프랑스 파리를 방문해 올림픽 KBS 중계 마이크를 잡았다. 요즘 종횡무진 활약하는 예능 방송을 위해서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역도 요정' 박혜정(21·고양시청)을 위해서다.

박혜정은 전현무를 삼촌이라고 부른다. 둘은 KBS 인기 예능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를 통해 인연을 맺었다. 박혜정은 비인기 종목 선수들이 겪는 서러움을 토로했고 전현무는 박혜정과 한국 역도가 더 많이 주목받을 수 있도록 직접 중계 캐스터를 맡았다.

전현무는 중계 방송을 마치고 공동취재구역을 방문해 박혜정을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눴다.

이후 취재진을 만난 전현무는 "혜정이가 지금 치킨이 너무 먹고 싶다고 한다. 마음껏 먹고 푹 자고, 실수나 아쉬웠던 거 자꾸 생각하지 말고 그냥 푹 쉬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대회에 또 나가야 할 테니까 지금은 아무 생각말고 푹 쉬면 좋겠다"고 말했다.

잠시 예능을 떠나 올림픽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은 소감은 어땠을까.

전현무는 "전문적이지 않은 제가 첫 도전을 했던 거라 많이 긴장했다. 하다 보니까 전문적인 캐스터로는 부족했을지 몰라도 몰입이 돼서, 박혜정이 가족이 돼서 하고 있더라. 너무 후련하고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있다면 더 완벽히 준비해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다른 종목을 중계하고 싶은 마음도 있을까. 전현무는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만약 비인기 종목 위주로, 조명을 못 받는 종목 위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런 종목들은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도 마음 속 1순위는 박혜정이 있는 역도다. 전현무는 "만약 (2028년) LA 올림픽에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하고 싶다. 혜정이를 위해서라면"이라고 말했다.

인기 방송인의 올림픽 중계 방송 참가는 대중의 관심을 끌었고 박혜정에게도 큰 힘이 됐다.

전현무는 "원래 (역도) 중계가 안 잡혀 있었는데 제가 미약하게나마 이렇게 하겠다고 해서 방송 3사가 다 했다. 역도 종목이 주목받는 것 때문에 혜정이가 좋아했던 것 같다. 앞으로도 제가 힘이 될 수 있다면 혜정이를 위해서 열심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혜정은 "전현무 삼촌이 직접 (중계를) 해주셨는데 너무 감사하다. 역도가 비인기 종목인데 3대 방송사에서 많이 중계도 해주시고 많은 관심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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