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두 번째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심우정(사법연수원 26기) 법무부 차관이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검찰 구성원 모두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심 후보자는 11일 경기 과천 법무부 청사 앞에서 취재진을 만나 "엄중한 시기에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검찰총장으로 취임한다면 검찰이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사명과 역할을 다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검찰 구성원 모두와 함께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며 "검찰이 법치주의를 확립하는 본연의 역할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야권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검사 탄핵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심 후보자는 "검찰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검찰이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뒷받침돼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검사 탄핵은 검찰이 제대로 일을 못 한 부분이 분명히 있는 것이기에 그 부분에 대해서도 잘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에서 진행 중인 전·현직 영부인에 대한 수사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그는 "총장으로 취임한다면,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 법과 원칙이 지켜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구성원을 잘 이끌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구체적 사안 판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수사 과정에서 검찰 조사가 제3의 장소에서 비공개로 이뤄졌다는, 이른바 특혜 논란을 두고 심 후보자는 "구체적 사건에 대해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검찰 구성원들이 법과 원칙에 따라 일을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여사 조사에 관해 "법 앞에 성역도 특혜도 없다"는 원칙을 강조한 이원석 검찰총장의 발언에 대한 생각을 묻자 심 후보자는 "어떤 수사에 있어서도 법과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건 당연하고, 똑같은 입장을 갖고 있다"며 "다만, 검찰 구성원들이 앞으로 그런 믿음을 갖고 당당하게 본인들의 일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총장 지휘권이 배제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에 대해서는 "오늘 지명받았기 때문에 구체적 부분은 말씀드리기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앞으로 준비 과정을 통해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취임 이후 용산 대통령실과의 관계를 두고는 "검찰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면서 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렇게 하기 위한 검찰총장의 역할과 책임이 크다"며 "검찰총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심 차관을 제46대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대통령실은 심 후보자에 대해 "법무, 검찰 주요 분야에서 타고난 역량을 발휘했고, 합리적 리더십으로 검찰 구성원들의 신망이 두텁고 형사정책, 검찰 제도에 대한 높은 식견과 법치주의 확립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졌다"며 "향후 안정적으로 검찰 조직을 이끌고 헌법과 법치주의 수호, 국민 보호란 본연의 임무를 수행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심 후보자는 검찰 내 대표적인 '기획통'으로 평가된다. 충남 공주 출신인 그는 서울 휘문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4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97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2000년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사법연수원 26기로 이 총장보다 한 기수 선배다.
이후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과 법무부 검찰국 형사기획과장·검찰과장, 대검 과학수사기획관 등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였던 2019년 검사장으로 승진해 서울고검 차장검사,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서울동부지검장, 인천지검장 등을 지냈다. 지난해 9월 고검장급인 대검 차장검사로 승진한 뒤, 올해 1월에 법무부 차관에 임명됐다.
심 후보자는 충남지사 등을 지낸 심대평 전 자유선진당 대표의 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