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출전 선수들이 자신의 몸을 상품화하는 것을 둘러싼 논란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일부 선수들이 생계를 위해 유사 성인물 사이트에 자신의 계정을 만들고 여기서 수입을 얻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스포츠 전문가들은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벌어들이는 천문학적인 수입이 선수들에게 돌아가지 않는 것이 이같은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IOC는 이같은 논란에 대해 "우려할 만한 일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10일 파리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논란에 불이 붙은 것은 캐나다 장대 높이뛰기 동메달리스트 알리샤 뉴먼이 '온리팬스(OnlyFans)'라는 유료 구독 사이트에 자신의 신체를 드러낸 콘텐츠를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뉴먼 뿐만 아니라 영국 다이빙 선수 잭 로거, 독일 다이빙 선수 티모 바르텔, 호주 다이빙 선수 매튜 미첨, 뉴질랜드 조정 선수 로비 맨슨 등이 해당 사이트의 이용자다.
영국 기반의 '온리팬스'는 당초 성인 배우들이 팬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게 한 플랫폼으로, 조회수에 따라 수익이 결정된다. 업체 측에 수익의 20%를 수수료로 준 뒤 나머지 수익을 챙기는 구조다. 카테고리는 전형적인 성인물을 뜻하는 NSFW(Not Safe for Work)와 노출이 어느 정도 제한된 SFW(Safe for Work)로 나뉜다. 선수들은 SFW 카테고리에 콘텐츠를 올려 수입을 얻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인 배우들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몸을 이용하는 직업을 가진 운동선수들이 차츰 해당 사이트에서 판매자로 나서기 시작했다. 노골적인 성인물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몸을 상품화하는 것이 올림픽 정신에 맞느냐는 논란이 일어난 것도 이 때문이다.
현지에서는 "포르노 스타냐, 스포츠 선수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선수들 역시 엇갈린 반응을 보인다. 해당 사이트에 콘텐츠를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 사회적 낙인이 찍히는 것 역시 불가피하다.
미첨은 "매일 6시간 넘게 운동해서 만들어진 선수들의 몸은 엄청난 상품(commodity)이긴 하지만 (온리팬스에 콘텐츠를 올리는 것은) 성 산업 종사자와 비슷하다"고 말한 반면, Laugher는 "어차피 경기에 나서면 몸을 거의 다 드러내고 있는데 '온리팬스' 콘텐츠도 이와 별다를 것이 없다"고 밝혔다.
비난의 화살은 IOC에 돌아갔다. 중계권과 티켓을 팔고 각종 기업으로부터 후원을 받아 천문학적인 수익을 내고 있지만 정작 선수들에게는 별다른 보상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스포츠 선수들의 권익을 향상하기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 단체 글로벌 애슬리트(Global Athlete)는 "IOC는 연간 17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지만 올림픽 출전 선수들에게 금전적인 보상을 하지 않는다. 한두장의 티켓만 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은 집세를 내기도 빠듯하지만 IOC 임원들 상당수는 억대 연봉을 챙긴다"며 "이는 현대판 노예제"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IOC 대변인 마크 애덤스는 "수익의 90%를 스포츠와 선수들의 발전을 위해 쓴다"면서도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