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을 보여온 남자 근대5종의 전웅태·서창완이 2024 파리올림픽 결승에 안착했다.
'근대5종 아이돌'로 불리는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멤버 정진화 KBS 해설위원은 "승마에서 큰 변수만 없다면 결승 진출은 무난하다"고 내다봤고, 이는 그대로 실현됐다.
전웅태·서창완은 10일(한국시각) 오전 파리올림픽 남자 근대5종 준결승에서 각각 B조 2위, 5위에 올라 B조 18명 중 9명에게 주어지는 결승 티켓을 얻었다. 근대5종에선 펜싱, 수영, 승마, 육상, 사격 5종목을 한 선수가 모두 치른다. 2020 도쿄올림픽 때 근대5종은 준결승과 결승 단계 없이 단일 단계로 치러졌지만, 이번 대회에서 준결승과 결승이 도입됐다.
이번 국가대표들이 모두 '월드클래스'라고 자부한 정진화 위원은 "두 선수는 B조 9위 안에 들기만 하면 된다. 결승을 위해 체력을 최대한 아껴야 한다"며 선수들에 대한 신뢰 속에 여유롭게 이날 경기를 지켜봤다.
두 사람은 대회 전부터 화제였던 아름다운 베르사유 궁전의 풍경에 "영화 찍어도 되겠다"며 감탄을 계속했다. 이재후 캐스터는 근대5종에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들을 위해 "승마 경기에서 쓰는 말은 본인 말인지, 아니면 주최측에서 마련하는 말인지?"라고 정진화 위원에게 물었다.
정진화 위원은 "경기 직전 무작위로 추첨 배정되는 말과 장애물 넘기 등 어려운 연기에 도전해야 한다"며 "승마 경기 중 말이 연기를 세 번 '거부'하면 실격된다"고 엄격한 규칙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진화 위원은 "말과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끝날 때는 말을 반드시 칭찬해 줘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10점 감점이 있다"는 해설로 동물과의 '교감'마저 덕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경기에서는 펜싱 랭킹 라운드에서 1위에 오른 토브카이(우크라이나)가 말의 세 번 '거부'로 실격되는 모습이 포착됐다. 정진화 위원은 "얼마나 안타까울까"라며 탄식했다.
이번 파리올림픽은 근대5종에서 승마가 치러지는 마지막 대회이기도 하다. 이후에는 승마가 장애물 경기로 대체될 예정이다. 마지막이라 더욱 조마조마했던 근대5종 승마 경기에서 서창완은 한 번도 장애물에 걸리지 않고 완벽한 경기를 펼쳐 300점 만점을 받았고, 전웅태는 286점으로 무난하게 출발했다.
이후 펜싱 보너스 라운드와 수영, 레이저 런(육상+사격)이 이어졌다. 숨가쁘게 치러지는 각 종목들에도 전웅태·서창완은 메달 후보답게 흔들리지 않고 '월드클래스'다운 경기력을 이어갔다. 이재후 캐스터는 "도쿄올림픽 때 근대5종의 수도꼭지가 열렸다고 했다. 콸콸 흐르길 바란다"고 선전을 기원했고, 정진화 위원은 "서창완은 전웅태를 이을 재목이다. 엄청나게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육상과 사격이 결합된 '레이저 런'에서 전웅태가 일본의 사토 다이슈와 치열한 접전 끝에 거의 동시에 들어오며 최종적으로 B조 2위에 올랐고, 서창완 또한 5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마지막 지점에선 승마에서 실격 처리됐지만 끝까지 경기를 소화한 우크라이나의 토브카이가 골인하면서 전웅태 서창완을 비롯한 다른 선수들에게 격려받는 모습도 포착돼 훈훈함을 자아냈다.
이재후 캐스터는 "저렇게 선수들이 서로를 응원하고 위로하는 모습까지 아름다운 것이 근대5종의 매력 같다"며 감탄했다. 정진화 위원은 "경기가 끝나고 나면 서로 힘든 걸 너무 잘 알기 때문에 그렇게 된다"고 설명했다.
전웅태와 서창완은 11일 새벽 12시 30분부터 근대5종 결승전에 나선다. 이재후 캐스터와 정진화 해설위원이 KBS에서 생중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