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밀양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 신상을 무분별하게 공개한 30대 유튜버가 구속됐다. 이번 사건으로 구속된 사례는 처음인데 정의 구현을 빌미로 조회수를 통해 수익 창출을 노리는 사이버렉카에 대한 철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6월부터 밀양 성폭행 가해자들의 신상이 당사자의 동의 없이 유튜브에 잇따라 공개됐다. 실명과 얼굴, 직업 등이 영상 속에 등장하면서 조회수가 폭발하자 여러 유튜버들이 너도나도 가세해 피해가 확산됐다.
이로 인해 경남경찰청에 접수된 고소와 진정 등 총 610여 건, 유튜버 등 수사대상자만 300여 명에 달한다. 이 중에 다수의 영상을 올린 유튜버 '전투토끼' A(30대)씨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강요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창원지방법원 정지은 영장전담판사는 전날 영장 발부 사유로 도주 우려를 적시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구속 피의자가 나온 건 처음이다.
A씨는 지난 6월부터 자신의 채널인 '전투토끼'에 밀양 가해자 다수의 신상을 공개하고 일부에게는 사과 영상을 자신에게 보내지 않으면 가족의 신상을 공개할 것이라 협박한 혐의로 지난 5일 체포영장에 따라 경찰에 체포된 바 있다. 그리고 A씨는 이날 구속됐다는 보도 직후에 변호사를 통해 채널 속 관련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밀양 성폭행 사건은 지난 2004년 밀양에서 44명의 남학생이 울산의 여자 중학생 1명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내용이다. 이들 중 가해 학생 30명은 소년부 송치 후 소년원 송치 처분되거나 보호관찰 처분을, 나머지 14명은 합의 등에 따른 공소권 없음 등으로 결정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가해자들의 처벌이 미흡하다는 국민들의 공분은 영화 등을 통해 간헐적으로 발생하다 이들 중 일부가 최근 가정을 꾸리고 잘 살고 있는 모습 등이 포착되면서 재차 분노가 들끓었다. 그렇지만 수사기관과 사법기관 등 국가의 법적 테두리 안에서 이들 가해자들이 처분을 받았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유튜버들이 당사자 동의 없이 신상을 무분별하게 공개할 권한은 없다는 게 설득력 있는 분석이다.
하지만 A씨는 겉으로는 국민 공분과 정의 구현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조회수를 통한 수익 창출을 위해 가해자 일부 신상을 공개하는 사적제재를 벌여 사이버렉카라는 비판을 받아왔고 결국 이날 구속됐다. 경남경찰청은 A씨와 관련해 추가 피해사실 등을 확인해 송치하고 범죄를 통해 얻은 범죄수익 환수를 위한 추징보전도 함께 진행할 방침이다.
경남청 사이버범죄수사대 관계자는 "나머지 신상을 공개하고 유포한 유튜버 등 수사대상자에 대해서도 수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경찰의 강력한 수사 의지에 따라 일부 유튜버들이 추가 구속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