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사격 반효진이 양궁 이우석에 사과한 사연[파리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반효진. 연합뉴스

'여고생 스나이퍼' 반효진(16·대구체고)이 한국 올림픽 사상 최연소 금메달리스트이자 하계 올림픽 100호 금메달의 주인공으로 거듭났다.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둔 한국 사격 대표팀이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수십 명의 인파는 사격 대표팀이 메달을 들고 입국하자 박수와 환호로 선수들을 맞이했다. 대표팀은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3개를 수확해 2012 런던 대회(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성적을 뛰어넘었다.

반효진 역시 '깜짝 성적'에 일조했다. 반효진은 지난달 29일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 개인전 결선에서 232.3점을 기록했다. 231.0점을 쏜 '난적' 황위팅(중국)을 따돌리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반효진은 역대 한국 하계 올림픽 100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또 한국 최연소 금메달, 역대 올림픽 여자 사격 최연소 금메달 등 각종 기록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귀국 후 반효진은 "지금까지는 제가 메달을 딴 게 실감이 안 났다"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셔서 이제야 실감이 난다"고 기분을 전했다. 그러면서 "정말 영광이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대회 전 반효진이 금메달을 따낼 것이라는 예측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여고생 스나이퍼'답게 차분히 결선 경기를 이어 나갔고, 황위팅을 물리치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한국의 하계 올림픽 100호 금메달'이라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고 한다. 반효진은 "금메달을 따고 나서야 알았다. 진짜 영광"이라며 활짝 웃었다. 이어 "황위팅 선수가 대단한 선수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저는 위만 바라보고 있었다"며 "저는 떨어질 곳이 없었다. 남과 경쟁보다는 제 최고 기록을 세운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당시 마음가짐을 전했다.

왼쪽부터 사격 반효진, 양궁 이우석. 올림픽공동취재단

사실 이 기록의 주인공은 남자 양궁 단체전에 출전한 선수들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지난 3일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 99호 금메달이 나온 이후, 다음 금메달 가능성이 가장 컸던 종목으로 남자 양궁 단체전이 꼽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남자 양궁 단체전보다 앞서 같은 날 간발의 차로 반효진이 금메달을 명중하며 영예를 안았다. 양궁 대표팀 이우석(코오롱)은 지난 6일 귀국 후 "100번째 금메달을 정말 원했다. 올림픽 첫 금메달이 의미 있는 100번째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메달이 먼저 나왔다. 사격의 반효진 선수 정말 축하드린다"며 웃었다.

반효진도 이우석의 인터뷰 영상을 접했다고 한다. 반효진은 "제가 영상을 봤는데…"라고 말한 뒤, 대뜸 "죄송합니다"라고 고개를 숙여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그래도 열심히 응원했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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