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순직사건 수사를 이끌다가 항명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박정훈 대령(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제20회 '박종철인권상' 수상자로 꼽혔다.
박종철기념사업회는 "박 대령은 국가의 과오로 초래된 병사의 죽음 앞에 군인이자 시민으로서 도리를 다하고자 했다"며 "사적폭력으로 변질된 국가권력의 외압에 맞섬으로써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시대에 정의와 진실을 향한 이정표가 됐다"고 선정 배경을 7일 설명했다.
박 대령은 수상 소감에서 "해병대 수사단장으로서 법대로, 원칙대로 사건을 수사하고 관련 내용을 보고했으며 경찰에 이첩했을 뿐"이라며 "주어진 임무를 수행했을 뿐인데 상을 받게 되다니 이것이 맞는지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채상병 죽음의 의미를 기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수상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박 대령은 지난해 7월 경북 예천에서 수해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채상병 사건 초동조사를 지휘한 인물이다. 당시 조사 결과의 경찰 이첩 보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항명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시상식은 오는 8일 오후 3시에 서울시 관악구 박종철센터 다목적강당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