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스터스'는 폭풍을 쫓는 연구원 케이트와 논란을 쫓는 인플루언서 타일러가 인간이 만든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역대급 토네이도에 맞서 정면 돌파에 나서는 재난 블록버스터로, '트위스터'(감독 얀 드봉, 1996)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무엇보다 '트위스터스'는 '미나리'로 121관왕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정이삭 감독이 연출을 맡은 재난 블록버스터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 열린 '트위스터스' 내한 기자간담회에는 정이삭 감독, 데이지 에드가-존스, 애슐리 J. 샌드버그 제작 총괄 프로듀서가 참석해 영화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미나리' 이후 재난 블록버스터로 돌아온 정이삭 감독은 "이런 블록버스터 영화를 직접 감독할 수 있다는 데서 꿈을 이룬 거 같다"라며 "애슐리 프로듀서가 내게 믿음을 줬다"라고 말했다.
애슐리 J. 샌드버그 제작 총괄 프로듀서는 '트위스터스'라는 재난 블록버스터의 연출자로 정이삭 감독이야말로 적임자였다고 밝혔다.
그는 "오클라호마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토네이도를 경험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라며 "'만달로리안'에서 정 감독과 함께 작업한 동료가 정 감독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정 감독이 스크립트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고, 감정이나 규모도 잘 표현해 줄 거라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감독과 일해봤는데, 정 감독님은 배려를 많이 해주고, 아이디어 등에서도 소통이 너무 원활하다. 그런 게 영화에 잘 반영되는 거 같다"라며 "향후에도 이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정이삭 감독은 "스필버그 감독 영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의 영화들을 공부하고 액션도 공부하면서 어떻게 대형 이벤트를 표현하고 있는지 살펴봤다"라며 "'트위스터스' 속 토네이도는 실제 발생하는 자연 현상이다. 실제 자연 현상으로부터 영향을 받고, 관객들이 토네이도를 경험할 기회를 만들려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원작인 '트위스터'는 오클라호마 캔사스에서 실제 야외촬영을 진행했는데, 나 역시 야외촬영을 하고 싶었다. 실제적인 특수효과가 아니라 실제 효과를 구현하고 싶었다. 그게 원칙이었다"라며 "어떻게 하면 관객을 최대한 액션에 가깝게 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생동감을 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정 감독은 이러한 생동감을 구현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역할을 한 게 배우들이라며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데이지 에드가-존스는 정이삭 감독에 대한 믿음으로 '트위스터스'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데이지는 극 중 토네이도의 본고장인 오클라호마 출신으로 기상을 예측하는 탁월한 감각과 열정을 가진 연구원 케이트를 연기했다.
케이트는 대학 시절 자신이 만든 화학 결합물로 토네이도를 소멸시키려던 시도가 처참하게 끝나면서 오클라호마를 도망치듯 떠난다. 5년 뒤, 옛 친구 하비가 새로운 폭풍 분석 시스템으로 설득하면서 다시 토네이도를 쫓는 위험천만한 모험에 휘말리게 되는 인물이다.
그는 "케이티는 결국 두려움을 극복하고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데, 토네이도가 이러한 것을 상징한다"라며 "그렇기에 토네이도를 길들이고 극복하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영화에는 한국 관객이라면 깜짝 놀랄 대사도 있다. 바로 '대박'이라는 단어다. 정이삭 감독은 "영화에서 그 대사를 하는 배우는 '트위스터스'의 프로듀서이자 내 친구다. 이건 한국을 위해 꼭 해야 한다며 의기투합했다. 그리고 일부러 자막을 넣지 않고, 관객들이 직접 의미 찾아봐야 한다고 했다"라며 웃었다.
'미나리' 이후 '스타워즈' 시리즈 '만달로리안' 그리고 첫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 '트위스터스'까지 정이삭 감독의 행보는 예측할 수 없는 지점이 있다. 그는 앞으로도 도전을 이어 나갈 거라고 말했다.
정 감독은 "두려워서 '트위스터스'를 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두려움은 영감을 주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 생각한다"라며 "차기작은 도전적인 작품을 선택하고 싶다. 어떤 영화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 있어서 긍정적인 도전 그리고 관객과 내가 자랑스럽게 공유할 수 있는 작품이 될 거 같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