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올림픽경기 개막 10일 만에 중계방송을 시작했으나 미국의 성조기는 화면에서 모자이크 처리를 해 주민들에게 가급적 노출을 시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파리 올림픽 개막 10일 만인 지난 4일 메달 종목인 탁구를 시작으로 올림픽 중계방송을 시작했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올림픽 직전 북한에 올림픽 영상을 제공한다는 합의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 한국 방송사를 거치지 않고 올림픽 중계를 할 수 있도록 북한 측을 배려한 것이다.
IOC는 다만 북한이 올림픽 개막 직후 바로 경기를 중계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조선중앙방송위원회에 영상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기술적인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결국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내부적인 판단으로 개막 10일 만인 지난 4일 중계를 시작한 셈이다.
첫 중계 경기는 북한이 지난 달 27일 16강에서 우승 후보 일본을 잡아 파란을 일으킨 탁구 복식 경기. 숙적 일본을 꺽은 만큼 북한으로서는 애국심 고취 등을 위해 50분 동안의 녹화 중계를 할 만한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탁구 복식조 리정식과 김금용은 이 경기 후 8강과 4강을 넘어 30일 금메달 결정전에 진출했으나 중국에 패해 은메달을 따기도 했다.
아울러 북한은 이날 저녁 여자 접영 200m 결승 경기를 편집 방송하면서 캐나다와 미국, 중국선수들이 1-3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장면을 송출했는데, 이 과정에서 캐나다와 중국의 국기는 그대로 두고 미국 성조기만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
북한은 과거에도 국제 스포츠 경기를 중계하면서 한국, 미국과 관련된 이미지는 가리고 방송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과 미국의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선전하는 모습을 주민들에게 노출시키는 것이 부담스럽고, 체제 결속에도 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기조는 이번 올림픽 녹화 중계에도 적용되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