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아시아 증시가 폭락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거진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가 재연될 우려가 커졌다. 홍콩H지수가 추가적으로 하락할 경우 하반기 손실 규모는 5천억원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홍콩H지수는 5868.66로 개장해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이후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6천선 밑으로 내려갔지만 이날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판매한 H지수 ELS 중 원금 기준으로 3437억원 규모가 이달 안에 만기가 도래한다. H지수가 6천선을 지켜낼 경우 손실액은 273억원 정도에 그치지만 5500선까지 밀리면 손실액은 496억원으로 증가한다.
H지수는 지난 1월 22일 4943.2까지 떨어지는 등 대규모 ELS 손실 사태로 이어졌지만 5월 20일 6986.2까지 오르면서 하반기 손실 우려를 덜었다. 그러나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이어지고 있고 중국에 대한 제재를 공약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대선 당선 가능성이 높게 거론되면서 H지수를 누르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주말 사이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며 월요일(5일) 먼저 문을 연 아시아 증시가 대거 폭락하면서 H지수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H지수가 현재 5800선에서 더 하락해 하반기 반등에 실패하면 만기 도래 상품의 손실 액수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8월부터 12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ELS 규모는 2조5865억원으로 5500선이 유지될 경우 손실액이 4656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6천선을 지켜내면 손실 규모는 1481억원으로 줄어들고 6500선까지 오를 경우 손실이 9억원에 그친다.
ELS 불완전판매 등 사례에 대해 손실액 배상을 진행 중인 은행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5대 은행은 지난 1분기 H지수 ELS 손실 배상을 염두에 두고 약 1조6650억원을 충당 부채로 쌓았다가 2분기 들어 지수가 반등하면서 충당금 일부를 환입하기도 했다.
다만 속속 손실이 확정되고 있는 H지수 ELS 상품의 개별 손실률은 연초 50%대에서 최근 40% 안팎까지 낮아졌고, 고객 손실에 대한 배상률도 평균 30% 중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