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며 7월 열대야 일수가 역대 1위를 기록했다. 평년보다 3배나 많이 발생했다.
기상청은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7월 열대야 일수가 8.8일로 평년(2.8일)보다 약 3배 많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1973년 관측 이래 최고치로, 기존에는 1994년 7월에 발생한 8.5일이 최고 기록이었다.
특히 강릉과 포항, 정읍은 올해 7월 열대야 일수가 17일로 기록됐다. 한 달의 절반이 열대야였던 것이다. 서울은 13일이었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해가 떨어지고 나서도 열이 밖으로 방출되지 못해 발생한다.
기상청은 "비가 잦았지만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북서쪽으로 확장하며 우리나라 부근으로 덥고 습한 남서풍이 평년보다 자주 불어 밤에도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고 높았다"라며 "7월 상순과 중순 흐리고 비가 자주 내리며 낮 기온이 크게 오르지 못했지만, 밤사이 수증기를 다량 함유한 고온의 공기가 남서풍을 타고 유입됐고, 수증기로 인해 밤 동안 기온 하강을 둔화시켰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7월 평균 폭염 일수는 4.3일로 평년(4.1일)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강수량은 평년보다 많았다.
7월 전국 강수량은 383.6mm로 평년(245.9~308.2mm)보다 많았다. 기상청은 "우리나라 북쪽에서 차고 건조한 기압골이 자주 통과하며, 북태평양고기압과 이 기압골 사이에 놓인 정체전선과 저기압이 발달해 강수가 잦고 많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7월 전국 평균 최저기온도 23.3도로 역대 2위로 높은 기온을 보였다. 1973년 이래 7월 평균 최저기온이 가장 높았던 때는 1994년으로 당시 23.4도였다.
장동언 기상청장은 "지난 7월 전 지구 일평균기온이 이틀 연속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높은 기온을 보이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비가 오는 날에도 고온의 남서풍이 유입되면서 7월 열대야가 역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등 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