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하버드대학교 졸업생 최초의 올림픽 육상 금메달리스트가 탄생했다. 개브리엘 토머스(27·미국)가 주인공이다.
토머스는 7일(한국 시각)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육상 여자 200m 결선에서 21초83을 기록했다. 22초08을 찍은 여자 100m 금메달리스트 쥘리앵 앨프리드(세인트루시아), 22초20의 브리트니 브라운(미국)을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번째 올림픽에서 마침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토머스는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200m 동메달, 여자 400m 계주 은메달을 따낸 바 있다.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토머스가 하버드 졸업생 최초의 올림픽 육상 금메달리스트로 소개했다. 지난 1896년 아테네 대회 남자 세단뛰기 금메달을 따낸 제임스 코널리는 당시 하버드대 재학 중이었지만 졸업은 하지 못했다.
토머스는 하버드대에서 신경생물학과 국제보건학을 전공해 2019년 학사 학위를 받았다. 2023년에는 텍사스 주립대 건강 과학 센터에서 공중보건학 석사 학위를 얻었다. 파리올림픽 뒤 박사 학위 과정에도 밟을 예정이다.
전공을 택한 이유는 동생들 때문. 토머스는 자폐스펙트럼장애(ASD)이 있는 남동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앓는 쌍둥이 동생을 보면서 생물학과 보건학을 공부했다.
육상과 학업을 병행하는 어려움을 극복한 금메달이다. 토머스는 하버드대 재학 중 하나를 포기할까 고민했지만 1년 동안 휴학을 하면서 해법을 찾았다. 도쿄올림픽에서 2개의 메달을 따낸 토머스는 지난해 부다페스트세계선수권에서는 200m 은메달, 여자 400m 계주 금메달을 따내며 자신감을 얻었다.
경기 후 토머스는 "올림픽 금메달을 따다니 하늘의 별 따기라 정말 믿을 수 없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해 얼마나 노력해 왔는지 스스로를 북돋웠다"면서 "지금 나는 해냈고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토머스는 육상 선수로 뛰면서 일주일에 10시간 텍사스주 오스틴의 건강 클리닉에서 일하고 있다. 토머스는 자신이 우상으로 삼고 있는 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 200m 챔피언 앨리슨 필릭스 이후 12년 만에 여자 200m 금메달을 미국에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