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너무 잘해주지 않나…"
2024 파리올림픽에서 소기의 성과를 달성한 한국 유도. 올림픽 기간 선수단 분위기는 어느 대회보다 좋았다. 특히 여자 57kg급 허미미(경북체육회)와 78㎏ 이상급 김하윤(안산시청)의 '절친 케미'가 화제가 되고 있다.
허미미와 김하윤은 한국 여자 유도에 24년 만의 올림픽 멀티 메달을 선사했다. 허미미는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여자 57kg급 결승에서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와 연장 접전 끝에 은메달을 획득했다.
김하윤은 2일 여자 최중량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카이라 오즈데미르(튀르키예)를 한판으로 누르고 동메달을 땄다. 두 선수는 이어 4일 열린 혼성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각자 체급의 상대를 제압하며 대표팀의 4 대 3 승리에 일조했다.
허미미와 김하윤은 5일 각자 메달 2개씩을 들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 자리에서 김하윤은 "첫 올림픽에서 값진 성과를 냈지만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방긋 웃었다.
이로써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 총 메달 5개를 획득했다. 2000 시드니 대회 이후 유도 종목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따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허미미와 김하윤의 이른바 '절친 케미'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허미미는 2002년생으로 올해 22살, 김하윤은 2000년생으로 24살이다.
김하윤의 개인전 동메달 결정전에 앞서 허미미는 메달 기운을 전달했다고 한다. 기운을 받은 김하윤은 승리 후 "허미미가 자신의 (은)메달을 만져보게 해줬다"며 "기를 받은 것 같다. 자극도 됐다"고 웃었다.
혼성 단체전 동메달 확정의 순간에도 두 선수의 단짝 궁합이 터졌다. 허미미가 번쩍 뛰어올라 김하윤의 품에 매달렸고, 이어 두 선수는 아이처럼 웃으며 손을 붙잡고 환호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파리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타기 전 김하윤이 캐리어 카트에 허미미를 태우고 이동하는 영상도 관심을 모으는 중이다.
또 4일 파리 현지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메달리스트 기자 회견 당시, 사격 은메달리스트 김예지(임실군청)가 "허미미 선수를 가장 눈여겨봤다"고 말했다. 그러자 허미미는 부끄럽다는 듯 빨개진 얼굴을 감싸 쥐었다. 이때 김하윤이 허미미의 뒤에서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두 선수가 국가대표에서 한솥밥을 먹은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하지만 허미미와 김하윤은 대회 전부터 늘 단짝처럼 붙어 다녔다.
지난달 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선수단 결단식'에서 만난 두 선수는 '긴 시간을 함께하지 않았는데도 죽마고우 같다'는 질문에 깔깔 웃으며 "그래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김하윤은 "제가 (허미미에게) 너무 잘해주지 않나"라며 장난스러운 답변을 건넸다.
허미미와 김하윤의 절친한 모습에 팬들 역시 "보기 좋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누리꾼은 "매트 위에서는 무자비한 실력자들이 경기가 끝나면 꺄르르 웃는 사람이 된다"며 흐뭇해 했다. 이 밖에도 "둘은 한 세트처럼 늘 붙어 다닌다", "두 선수는 헤어 스타일까지 똑같다", "김하윤에게 안긴 허미미 모습이 고목에 매미 붙은 것 같아서 귀엽다"는 등 호의적인 반응이 줄을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