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로 어떻게 해결하나"…티메프 입점업체들, 구제책 촉구

국회서 '티메프 사태' 피해 입점업체 간담회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티메프 피해 판매자 비상대책위원회 발족식'에서 피해자들이 구영배 큐텐 대표 구속 수사와 피해자 구제 대책 등을 요구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티몬·위메프(티메프) 판매 대금 미정산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피해 입점업체 관계자들이 국회에 모여 유동성 지원책을 넘어선 근본적인 구제책과 철저한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티메프 입점업체 피해자 대표 9명과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더불어민주당 티메프 사태 대응 태스크포스(TF) 등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티메프 피해 재발방지를 위한 입점업체 및 판매자 간담회'를 열였다.
 
전통시장에서 과자를 판매하는 중랑동부시장협동조합 김대형 회장은 "2019년도에 전통시장에 급속도로 위기가 발생해 온라인 시장(위메프)에 입점했다"며 "(입점업체들의) 정산 주기가 알 수 없는 구조로 돼있어 정부에 이를 개선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플랫폼 규제 완화를 한다는 이유로 외면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구매액이 큰 업체들은 한 달여 만에 10~20억 원 피해를 입어 유통사와 직원들에게 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정부는 대출을 받아 이를 해결하라 한다"며 "물건 값을 받지 못한 채로 대출을 받으라고 하면 소상공인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토로했다. 정부의 긴급 대출 지원책은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의견이다.

한국통신판매사업회 김홍민 대표는 "정부는 법률 구조 지원 창구를 만들어 피해자들에게 법률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에서 농산물을 판매하는 60대 자영업자 한모씨는 "지난달 15일에 정산시스템 문제로 판매 대금 지급이 일주일 지연된다는 것을 믿었는데, 아직도 2억 5천만 원을 받지 못했다"며 "티메프 정산을 받지 못하면 자두, 복숭아, 사과 등 농작물을 함께 농사 지은 언니, 오빠, 조카 같은 직원들에게 돈을 어떻게 주느냐"며 눈물을 삼켰다.
 
위메프에서 음료 및 식품류를 판매한 편모씨는 "판매업자들도 소비자와 마찬가지로 티메프에 회원가입만 하면 몇 번의 클릭으로 상품을 판매할 수 있었던 사람들"이라며 "티메프와 엮여 있는 납품업체로 간주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과 동일한 시각으로 바라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티메프 피해 판매자 비상대책위원회 발족식'에서 피해자들이 구영배 큐텐 대표 구속 수사와 피해자 구제 대책 등을 요구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간담회에 함께한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한편 정부와 국회가 보다 세밀한 구제·재발방지책과 관련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김남주 위원장은 "(티메프 사태는) 일반적인 기업의 자금 부족으로 경영이 어려워진 상황과는 다르다"며 "단순히 기업이 회생 절차에 들어갔다고 볼 사항이 아니어서 수사기관에서는 피해자들의 피해가 누락되지 않도록 꼼꼼하게 내용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회에서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등을 신속히 논의 후 입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양창영 본부장은 "국회에 온라인 플랫폼 중개업체들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안들이 몇 개 올라와 있지만, 주로 거래상 지위 남용에 대해서만 규정이 많이 돼 있다. 판매 대금 일정 수준 유지나 지급 기한 명시 등은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간담회에 앞서서는 '티메프 사태'로 정산금을 받지 못한 판매자들이 국회의원회관에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발족하기도 했다. 비대위는 구영배 큐텐 대표의 미정산·미환불 사태에 대한 법률적 대응, 정부에 대한 사태 수습 촉구, 피해 규모 관련 정확한 정보 정리 방침 등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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