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는 지난 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현역 선수들은 홍명보 감독을 어떻게 받아들일까"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 이천수는 임형철 쿠팡플레이 축구 해설위원, 장지현 SBS 축구 해설위원과 홍 감독 선임 파문을 두고 심고 있는 대화를 나눴다.
지난달 7일 축구협회는 축구 대표팀 사령탑으로 K리그1 울산HD를 이끌던 홍명보 감독을 선임해 축구계를 큰 혼란에 빠뜨렸다.
홍 감독은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후 꾸준히 차기 사령탑 하마평에 올랐으나, 줄곧 거절의 뜻을 밝혀왔다. 하지만 돌연 입장을 바꾸고 지휘봉을 잡자 '통수', '배신자', '런명보', '피노키홍' 등 축구 팬들의 날선 비난이 쏟아졌다.
축구협회가 감독 선임 과정도 절차를 무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 감독은 외국인 후보자들과 달리 면접 없이 선임돼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위원으로 활동한 전 축구 국가대표 박주호의 폭로가 결정적이었다. 홍 감독 선임 과정이 절차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사실상 외국인 지도자가 아닌 국내 지도자를 내정한 듯한 움직임이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축구협회는 반박 입장을 냈고, 박주호가 비밀 유지 서약을 어겼다며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하지만 거센 비난 여론에 부딪혀 법적 대응 방침을 철회하고 몸을 낮췄다.
당시 이천수는 박주호에 대해 법적 대응을 예고한 축구협회를 비판한 바 있다. 그는 "선배들이 못났다. 축구인들이 좀 멋있게 늙어야 하는데, 얼마나 답답했으면 (박)주호 같은 후배가 나섰겠나. 난 진짜 주호한테 미안하다"면서 "선배가 해야 할 일을 후배가 하고 있으니, 얼마나 선배들이 못난 거냐"라고 꼬집었다.
최근 정 회장의 자서전이 발간된 데 대해서는 "주변에서 책을 내도 된다고 했을 거다. 그러니까 지금 이 상황에 책을 낸 게 아니냐"라며 비판했다. 정 회장 주변에 직언하는 인물이 없다는 걸 강조하는 발언이다.
이천수는 대표팀 내 기강 확립을 위해 홍 감독을 선임했다는 축구협회의 설명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나이 많은 사람들이 '홍명보로 애들이 잡히겠어?'라고 한다. 젊은 사람들은 '선수를 왜 잡아? 같이 하는 거지'라고 한다. 근데 한국 리더십은 (선수들을) 잡는 것"이라며 "이건 옛날 교육방식이다. 강압적인 방식 안에서 애들이 수직적으로 뛰게 만든다. 몇백억씩 받는 애들은 안 따라간다"고 반박했다.
홍 감독에 대한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선수들은 제자리에서 열심히 하고 있는데, 우리 주변에서 잘못해 선수들에게 혼동을 준다"며 "홍명보 감독은 코치 (선임을 위해 후보군을) 만난다하더니, 솔직한 이야기로 (유럽파) 선수들을 왜 만나나, 며칠 후 (쿠팡플레이 시리즈 참여로) 한국 올 애들인데"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나이 든 사람과 젊은 사람의 보는 시선이 다르다"며 "선수들은 축구로 잡아야 한다. 기강으로 잡으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