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예지 (선수)
이번 파리올림픽. 우리 선수들이 연일 좋은 소식을 전해주고 있는데요. 사실 아직 경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인터뷰를 하고 싶어도 참았습니다. 하지만 모든 경기를 마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귀국을 준비하고 있는 선수들도 있어서요. 그중에 한 사람 오늘 연결해보려고 합니다. 뛰어난 사격 실력과 쿨한 자태로 이번 파리올림픽 최대의 화제의 주인공이 된 은메달리스트예요. 사격의 김예지 선수. 특히 일론 머스크가 영화 출연을 권유하면서 더더욱 화제가 됐죠. 김예지 선수, 지금부터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김예지 선수 나와 계세요?
◆ 김예지> 네, 안녕하세요. 사격 국가대표 김예지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축하드립니다.
◆ 김예지>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모든 경기 마치고 이제 홀가분하게 귀국 준비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 소감이 어떠십니까?
◆ 김예지> 일단 제가 국내에 돌아가도 남아있는 시합들도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마냥 홀가분하다고는 할 수가 없고요.
◇ 김현정> 그래요?
◆ 김예지> 그리고 금메달을 딴 오예진 선수에게 먼저 축하한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고요. 그리고 비록 은메달이지만 너무 값지고 저에게는 신났던 그런 경기였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럼요, 그럼요, 그럼요. 아니, 그런데 돌아와서도 또 무슨 경기를 치르러 가셔야 돼요?
◆ 김예지> 국내 대회는 아직 남아 있어서요. 국내 대회를 계속 치러야 되는 그런 상황입니다.
◇ 김현정> 그런 상황이군요. 그런 상황이군요. 지금 말씀하셨습니다만 은메달을 딴 종목이 10m 공기권총인데 결승전에서 19살의 오예진 선수, 오예진 후배와 맞붙었어요. 우리 선수들끼리 결승에서 만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 김예지> 사격은 사실 우리나라 선수끼리 만나는 경우는 국제대회에서 잘 없었어요.
◇ 김현정> 그래요?
◆ 김예지> 그런데 지난 5월 달 바쿠 세계선수권대회랑, 그때는 25m 권총이었고요. 그리고 이번에 10m 공기권총에서 이렇게 여자 사격에서 두 번 붙은 거였거든요.
◇ 김현정> 그렇군요. 아니, 그럴 때는 기분이 어떠세요? 결승전에서 이렇게 만날 때는.
◆ 김예지> 저는 굉장히 뿌듯함을 느꼈어요. 일단 같은 나라, 같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우리나라가 해냈다. 1, 2등 국기가 나란히 올라가겠다, 이런 생각에 굉장히 뿌듯하고 기뻤던 그런 감정이 교차가 됐었습니다.
◇ 김현정> 아니, 솔직히 국민들은 그렇거든요. 보면서 김예지 선수가 따든 오예진 선수가 따든 하여튼 금은 다 우리 거구나, 이런 생각이 드는데 저는 솔직히 선수들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을 것 같았는데 선수들도 국민들하고 비슷한 생각이에요? 일단 금, 은은 다 우리 거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 김예지> 그렇죠. 저희도 선수이기 전에 같은 국민으로서 같은 국기가 올라가면서 이렇게 애국가가 나올 때 그때 진짜 너무 가슴이 벅차오르거든요.
◇ 김현정> 감동이 태극기 2개 올라가면 2배, 3개 올라가면 3배. 선수들도 그렇군요.
◆ 김예지> 그럼요. 그럼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특히 이번에 사격 같은 경우에는 고교를 막 졸업한 오예진 선수, 지금 고교생인 반효진 선수, 이런 까마득한 10대 후배들 활약이 대단했는데 30대 선배로서 그들을 보는 기분은 어떠셨어요?
◆ 김예지> 진짜 난 그 나이 때 뭐 했지?라는 생각이 들고.
◇ 김현정> 뭐 하셨어요? 그때.
◆ 김예지> 저도 물론 그때 사격을 하고 있었지만 이만큼 대단한 성과가 없었기 때문에 저 어린 나이에 이런 큰 무대에 선다는 게 대견하다, 뿌듯하다,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니까요. 그러니까요. 우리 김예지 선수도 아마 그때에도 굉장한 선수였습니다만 약간 엄마 같은 마음으로 뿌듯한 생각이 드시는 거죠?
◆ 김예지> 네, 사실 그런 감정이 더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저도 딸아이의 엄마로서.
◇ 김현정> 그러니까요. 우리 딸도 좀 저렇게 키워보고 싶다. 혹시 그런 생각도 드셨어요?
◆ 김예지> 네, 그럼요. 저렇게 큰마음을 가지고 큰 인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저도 그러니까 엄마의 마음으로 그들을 보게 되던데. 우리 김예지 선수도 그런 마음으로 후배들 보면서 뿌듯한. 멋있습니다, 멋있습니다. 그나저나 김예지 선수 어쩌면 그렇게 쿨하세요? 제가 좀 다른 표현을 찾아보려고 했는데 다른 표현을 찾기가 어렵더라고요. 요새 젊은이들 말로 쿨내가 진동한다, 이런 표현들 쓰던데. 과녁에 잘 맞아도 덤덤, 빗나가도 덤덤. 냉철하게 어쩌면 그렇게 평정심을 유지할 수가 있습니까?
◆ 김예지> 그게 제 일이고요.
◇ 김현정> 일이고.
◆ 김예지> 그게 제 직업이고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이거를 이겨내야만 한다고 생각을 하고 시합에 임했던 것 같습니다. 내가 내 자신을 뛰어넘지도 못하면 누구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강했고요.
◇ 김현정> 나 하나를 컨트롤하지 못하면서 내가 무슨 누구를 뛰어넘나, 이런 생각하면서.
◆ 김예지> 네.
◇ 김현정> 그러니까 제가 그 총을 겨누는 그 조준하는 순간에 그 날카로운 눈빛을 보면서 그때 무슨 생각을 하실까가 굉장히 궁금했는데 그땐 정말 무슨 생각하세요? 그 마지막 순간.
◆ 김예지> 일단 총을 들고 조준을 할 때는 머릿속에는 온통 그냥 제가 해야 될 행위에 대한 그런 루틴들만 생각을 하고요. 그러고 나서 실탄이 총구에서 벗어나는 순간 다시. 다시 시작, 다시 시작 이렇게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벗어나는 순간 그건 잊어버려요?
◆ 김예지> 실탄이 총구를 나가는 순간 이미 그거는 제 손을 벗어난 일이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김예지> 이미 과거이고 제가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니 다시 시작, 다시 시작, 이렇게 시작을 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되게 멋집니다. 지난 5월 사격 월드컵 25m 권총 부문의 김예지 선수 영상을 잠깐 보고 오겠습니다. 저렇게 총을 겨누고 검은 야구 모자에 검은 의상 입었어요. 검은 눈 가리개 착용하고. 그리고 조준하는데 저 눈빛 좀 보세요. 진짜 레이저가 나옵니다. 그리고 빵 쏜 뒤에는 굉장히 무표정하게 이 점수표 보시는 거죠? 지금.
◆ 김예지> 네.
◇ 김현정> 점수 확인을 하고 어깨 한번 이렇게 풀어준 다음에 뒤돌아서는 모습. 되게 멋집니다. 김예지 선수의 이런 모습에 일론 머스크도 반했다 그래요. 그래서 액션 영화에도 사격 세계 챔피언이 나오면 멋질 것 같다. 김예지를 액션 영화에 캐스팅해야 한다. 따로 연기 같은 걸 할 필요도 없다. 그 자체가 영화다. 이런 얘기를 자신의 SNS에다가 올렸어요. 경기 장면과 함께. 그게 굉장한 화제가 됐는데 그 얘기 듣고는 딱 어떤 생각 드시던가요?
◆ 김예지> 전 처음에는 그 얘기를 듣고 안 믿었어요. 무슨 일론 머스크가 저를 뭘 해요? 이러면서 샤라웃이 뭐야? 이러면서 샤라웃이라는 단어 자체도 몰랐어요, 저는. 트위터에 이렇게 저를 리트윗이라고 하죠. 그거를 샤라웃이라고 한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지지한다, 이런 뜻이래요. 리스펙한다, 존경한다, 지지한다, 이런 뜻이래요.
◆ 김예지> 그래요? 뜻도 잘못 알고 있었네.
◇ 김현정> 지지하고 존경하고 이러니까 또 리트윗을 하는 거겠죠.
◆ 김예지> 그거를 보고 사람들이 자꾸 일론 머스크, 머스크, 일론 머스크 자꾸 이러니까 그때 진짜구나. 그냥 그때 그냥 알았어요.
◇ 김현정> 진짜구나.
◆ 김예지> 저는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아요.
◇ 김현정> 아직도 이해가… 언제 일론 머스크하고 식사 한번 하셔야겠는데요. 좀 궁금한 것도 물어보고.
◆ 김예지> 그거는 제가 영어를 못 해서 안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아니, 진짜, 그런데 김예지 선수 저때가 세계 신기록이 나온 순간 아니었어요?
◆ 김예지>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아니, 세계 신기록이 나오면 저 같으면 그냥 막 웃음이 막 터져 나올 것 같은데 어떻게 이렇게 한 번을 안 웃습니까?
◆ 김예지> 그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분들이 대단하다라고 이야기를 해 주시더라고요. 그런데 그때 저는 됐어, 이제 다음 시합을 준비하자라는 생각이 강했거든요.
◇ 김현정> 됐어, 어, 그래. 세계 신기록 오케이. 다음 하자, 이게 돼요? 이게.
◆ 김예지> 네, 그런 생각이 강해서 그런 모습들이 비춰졌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이게 그러니까 이런 마인드 컨트롤이 그냥 하루 이틀에 된 게 아니라 계속 훈련을 하신 거죠?
◆ 김예지> 네. 저 같은 경우에는 여기까지 올라오기에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요. 국제대회를 뛰고 한 게 얼마 되지 않아서. 그전에는 국내 시합만 뛰고 국가대표를 잠깐씩 하던 선수였는데 허무하더라고요. 아무것도 이루어놓은 게 없이 내가 지금 이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게 허무하더라고요. 어느 순간부터. 그래서 그래, 어디 한번 나도 목표를 가져보자라는 생각이 어느 순간 들었고 그래서 그때부터 목표를 잡고 미친듯이 훈련을 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총을 잡으신 게 언제예요?
◆ 김예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사격을 시작했습니다.
◇ 김현정> 중학교 1학년이면 만 13살부터 시작을 했는데 말하자면 무명의 국가대표 상비군 시간을 오래 겪으신 거네요.
◆ 김예지> 네, 그렇죠. 그런 무명의 시간이 길었죠. 20년 정도였으니까요.
◇ 김현정> 무명 시간이 20년이요?
◆ 김예지> 네.
◇ 김현정> 무명의 20년이란 시간을 겪다 보면 중간쯤에 한 번쯤은 그만할까, 때려칠까, 다른 길을 갈까 이런 생각을 했을 법도 한데.
◆ 김예지> 물론 그랬습니다. 그냥 다른 일을 한번 해볼까. 어차피 내 인생은 길고 다른 일을 해도 아직 늦지 않았을 것 같은데 이런 생각도 하면서 방황의 시간을 굉장히 많이 보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게 20대군요.
◆ 김예지> 20대에 그런 생각을 많이 해서 일이 많았습니다.
◇ 김현정> 그 방황 끝에 그래도 다시 나 총 잡을래, 또 사격할래라고 마음을 다잡게 된 계기는 그럼 뭐예요?
◆ 김예지> 제가 일단 아이를 낳고 부끄러운 사람이 되지 말아야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김현정> 딸아이한테.
◆ 김예지> 이 아이가 커서 엄마를 바라봤을 때 부끄럽지 않아야겠다라는 생각이 들면서부터 책임감을 가지고 더 위로 올라가자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멋집니다. 멋집니다. 그 긴 방황의 시간 끝에 그리고 무명의 시간 끝에 지금의 김예지가 됐기 때문에 어쩌면 세계 신기록을 세우고도 됐어, 그럼 다음이라고 담담히 말할 수 있는 이런 마인드 컨트롤이 가능했을 거라는 이야기에 저도 공감이 되네요. 이제 공감이 되네요. 그런데 이렇게 유쾌하고 털털하고 쿨한 김예지 선수도 이때만큼은 좀 속상했을 것 같아요. 언제냐면 주 종목인 25M 권총 본선. 사실은 세계 신기록 보유자이기 때문에 여기서 금메달 딸 거라고 국민들도 기대하고 김예지 선수 본인도 상당히 자신이 있었던 걸로 제가 아는데 신중을 기하려다, 기하려다 이게 제한 시간이 지나면서 한 발이 0점 처리가 된 거예요.
◆ 김예지> 이게 저희는 정말 0.01초만 지나도 그게 0점 처리가 되거든요. 그런데 제가 딱 0.01초로 0점 처리가 된 거여서.
◇ 김현정> 0.1도 아니고 0.01초예요?
◆ 김예지> 네.
◇ 김현정> 세상에.
◆ 김예지> 그래서 그 순간에 정말 많은 생각이 이렇게 교차가 됐었던 것 같아요. 감정도 그렇고. 제가 여태까지 준비해 왔었던 게 무너지는 느낌도 들었었고. 그리고 여러 분들한테 그렇게 금메달을 따겠다고 자신 있게 얘기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한 마음도 들었고 또 저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했었고 그런 감정들이 많이 교차가 됐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한 발이 제 마지막 발이 아니었잖아요. 마지막 남은 발을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라는 생각으로 다시 준비를 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요. 그 속상함이라는 건 지금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렸습니다만 그런 마음은 안 가지셔도 되고 자신에게 너무 속상하고 화나실 것 같은 그 마음은 제가 충분히 이해가 가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세상 무너지는 건 아니다. 올 일이 아니다 하면서 스스로를 다독이시는 그 인터뷰를 또 제가 봤어요.
◆ 김예지> 네. 이제 총기를 정리를 하면서 다시 마음을 잡았던 것 같아요. 그래, 내 사격 인생이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고 앞으로 남은 사격 인생이 있으니까 앞으로 2년 뒤에 아시안게임부터 다시 천천히 올라가 보자라는 생각으로 그리고 그다음 LA 올림픽까지 다시 도전하면 되는 거야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잡은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참 보니까 우리 김예지 선수가 긍정적이고 이렇기 때문에 그 방황의 시간 겪고 무명의 시간 겪으면서도 사격을 놓지 않고 여기까지 최정상의 이 무대까지 올 수 있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드는데 참 배울 게 많은 선수인 것 같아요.
◆ 김예지> 감사합니다.
◇ 김현정> 엄마 사수신데 경기 끝나고 딸아이하고 통화해 보셨어요? 5살 우리 딸하고는.
◆ 김예지> 제가 지금 경기 끝나고 나서도 진짜 여기가 시차가 너무 안 맞아서.
◇ 김현정> 그렇죠?
◆ 김예지> 제가 숙소에 들어오면 아기가 잘 시간이더라고요.
◇ 김현정> 잘 시간이죠. 그렇죠. 일찍 자니까. 그렇죠. 그렇죠.
◆ 김예지> 아기도 유치원에 가야 되고 아기가 할 일이 있는데.
◇ 김현정> 아니, 엄마가 지금 메달 따고 지금 세계적인 스타 됐어도 아이는 유치원을 가야죠.
◆ 김예지> 유치원에 가야 하니까 일찍 자야 돼가지고 제가 통화를 따로 못 했거든요.
◇ 김현정> 그래요. 아이가 엄마가 하는 사람인지는 압니까?
◆ 김예지> 운동하는 사람인 줄만 알아요.
◇ 김현정> 이번에 올림픽을 치르러 가면서는 응원의 메시지 같은 것도 좀 줬습니까?
◆ 김예지> 제가 엄마, 올림픽이라고 아주 큰 무대에 가서 민서야, 엄마가 민소한테 꼭 메달을 갖다 줄게. 민소 꼭 기다리고 있어,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민소가 엄마 열심히 하고 와라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너무 귀엽다. 너무 귀엽네요. 아까 사격 선수 이번에 잘한 우리 후배들 보면서, 어린 후배들 보면서 우리 딸도 좀 저랬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하셨다고 했는데.
◆ 김예지> 민소가 사격 쪽으로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이게 신체 발달이 굉장히 빨라서요. 만 5세인데 클라이밍 있잖아요. 그걸 좋아해요.
◇ 김현정> 아니, 지금 만 5세, 6살인 아이가 클라이밍 종목을 해요?
◆ 김예지> 아니, 종목을 제대로 하는 건 아니지만 만 3세 때부터 끝에 올라가서, 끝까지 올라가서 끝까지 내려오는 걸 혼자 해요.
◇ 김현정> 세상에. 진짜요? 운동 신경이 엄청나다는 얘기네요, 이거는.
◆ 김예지> 겁도 너무 없어서.
◇ 김현정> 겁도 없고.
◆ 김예지> 겁도 너무 없고 그런 걸 약간 익사이팅한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익사이팅한 걸 좋아하는. 짧게는 10년, 길게는 한 20년 뒤에 모녀 메달리스트. 우리 이렇게도 지금 기대해 볼 수 있는 거 아닌가요?
◆ 김예지> 글쎄요. 그거는 민소가 원해야만 할 수 있어서.
◇ 김현정> 물론이죠. 물론이죠. 이제 7일에 귀국하십니다. 귀국해서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은요?
◆ 김예지> 귀국해서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은 일단 딸아이를 보러 가고 싶은 일이고요.
◇ 김현정> 꽉 껴안고 뭐라고 해 주시겠어요?
◆ 김예지> 엄마 다녀왔어! 이렇게 하고 싶어요.
◇ 김현정> 엄마 다녀왔어! 그게 다예요? 엄마 다녀왔어가?
◆ 김예지> 그렇게 하고 싶어요.
◇ 김현정> 엄마 메달 땄어! 이런 거 말고요?
◆ 김예지> 그것보다도 민소는 제 메달이 중요한 게 아니고 제가 돌아왔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아이일 것 같아서. 중요한 시기이고 지금 많이 어리잖아요.
◇ 김현정> 맞아요.
◆ 김예지> 그래서 엄마 왔어, 이게 민소한테 더 많이 와 닿지 않을까.
◇ 김현정> 진짜 맞는 말이네요.
◆ 김예지> 그런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되게 오랫동안 지금 떨어져 있어야 했는데 이제 왔어. 엄마 왔어가 엄마 메달 땄어보다 더 좋을 거예요, 민소는. 굉장히 현명하게 아이도 잘 키우는 엄마실 것 같아요. 아이의 마음을 너무도 잘 이해해 주시는 김예지 선수. 이제 김예지 선수의 다음 목표, 다음 꿈은 뭔가 궁금합니다.
◆ 김예지> 제 다음 목표는요. 일단 돌아가서 국내 대회부터 차근차근 다시 밟아갈 예정이고요. 그리고 다음에 있을 국제대회에서 다시 여러분 앞에 떳떳하게 설 수 있는 선수가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 김현정> 좋습니다. 좋습니다. 김예지 선수의 그 꿈 응원하고요. 얼른 귀국하셔서 아이한테 바로 달려가서 꽉 껴안아주세요.
◆ 김예지> 예.
◇ 김현정> 오늘 귀한 시간 감사드립니다.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 김예지>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우리 사격의 은메달리스트 지금 세계적인 스타가 됐어요. 김예지 선수 만나봤습니다.
※ 내용 인용 시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