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생 모인 동아리서 집단마약…유통 주범은 '카이스트생'[영상]

검찰, 동아리 회장 등 6명 기소…단순 투약자 8명 기소유예
고급 호텔·파티 등으로 유혹해 회원 늘려…서울대·고대생 포함

연합동아리 홍보 게시물. 서울남부지검 제공

서울대학교와 고려대학교 등 주요 대학 학생들이 포함된 대학생 연합 동아리 회원들이 집단적으로 마약을 투약하다가 붙잡혔다. 주범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학원생이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남수연 부장검사)는 5일 대학생 연합 동아리에 마약을 유통하고 투약한 카이스트 대학원생 30대 남성 A씨를 포함해 대학생 14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A씨는 올해 4월 마약류관리법위반 혐의와 불법촬영물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성폭력처벌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됐는데, 검찰은 이날 연합동아리 마약 유통 등 추가 마약 범죄 혐의와 함께 특수상해와 무고 혐의를 적용해 추가 기소했다.

또 검찰은 이날 동아리 임원 등 3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나머지 회원 2명은 불구속 기소했고, 단순 투약한 회원 8명은 '사법·치료·재활연계모델 참여' 등 조건부 기소 유예 처분했다.

연합동아리의 마약 투약 현장 사진. 서울남부지검 제공

A씨 등은 2022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동아리 회원들을 상대로 LSD 등 마약을 10여 차례 매매하고 함께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A씨는 남성 회원들과 유흥업소 여성 종업원들을 고급 호텔에 초대해 집단으로 마약을 투약하거나 LSD 등 마약을 기내수하물에 넣어 태국 등 해외에서 함께 투약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해당 동아리는 A씨가 2021년 만들었으며, 캠퍼스픽·에브리타임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홍보하며 회원들을 모집했다. 외제차와 고급 호텔, 최고급 식당, 뮤직 페스티벌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홍보했고, 면접 형식으로 회원을 선발했다. 그 결과 회원수가 약 300명에 이르는 전국 기준 규모 2위 동아리가 됐다.

이렇게 모인 이들은 대마를 시작으로 MDMA, LSD, 환각버섯, 필로폰 등 마약을 집단 투약했다. A씨는 마약에 취해 서울 목동, 구로동 등 초등학교 근처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여러 차례 제한속도를 넘기는 등 난폭운전까지 했다. 횟수만 30여 차례이며 총 250만 원의 범칙금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22년 11월 호기심에 처음 마약에 손을 댔다가 사업화를 꾀한 것으로 조사됐다. 텔레그램을 통해 '던지기' 방식으로 동아리 임원들과 함께 마약을 시가의 50% 할인된 가격으로 공동 구매한 뒤 5~10만 원의 웃돈을 얹어 회원들에게 되팔았다.

마약 수사 대비 텔레그램 정보방. 서울남부지검 제공

이런 방식으로 A씨 등이 작년 한 해 동안 가상화폐를 이용해 구매한 마약 액수가 1200만 원에 이른다는 것이 검찰 설명이다. 이들에게 마약을 판매한 주체는 아직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무통장 송금, 현금 등 밝혀내기 어려운 마약 대금 지급 경로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1200만 원은 최소 금액"이라고 했다. 검찰 관계자는 "범죄집단 조직·활동 적용 등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또 텔레그램 대화방을 확인해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A씨 등은 텔레그램 방에서 정보를 얻어 휴대전화 포렌식에 대비하고 모발을 탈·염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인터넷·SNS를 중심으로 대학생들에게까지 마약범죄가 광범위하게 확산함에 따라 10~30대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마약류범죄 근절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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