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Y 염색체 복서 면전에다 'X' 표시, 불가리아 선수의 항의[파리올림픽]

손가락으로 'X'를 표시하는 불가리아 스타네바. 왼쪽은 성별 논란의 중심에 선 대만의 린위팅. 'oneindia news' 유튜브 캡처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복싱에서 일반적으로 남성을 뜻하는 XY 염색체를 가진 선수에 대한 '성별 논란''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논란이 되는 선수에 대해 상대가 두 손가락으로 'X'를 표시하는 일이 발생했다.

'XY 염색체'를 지녔지만 여자 복싱 경기 출전권을 얻은 대만의 린위팅. 거센 논란 속 16강전에서 시토라 투르디베코바(우즈베키스탄)를 상대로 5 대 0 판정승을 거둔 뒤 8강에서 불가리아의 스베틀라나 카메노바 스타네바를 만났다.

이번에도 린위팅의 압도적인 경기력이었다. 린위팅은 4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복싱 여자 57kg급 8강전에서 스타네바를 5 대 0(30-27 30-27 29-28 29-28 30-27) 판정승으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상황은 경기 직후 발생했다. 링을 떠나지 않던 스타네바가 두 검지를 교차시켜 'X' 모양을 만든 것이다.

스타네바는 이 행동의 의미를 언론을 통해 직접 설명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여러 외신들은 린위팅의 대회 출전에 대한 항의 목적이 있었다고 추측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스타네바는 이 행동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묻는 언론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성을 뜻하는 XX 염색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텔레그래프'도 "스타네바는 손가락으로 X를 두 번 표시했다. 이는 자신의 여성 염색체에 대한 언급이었다"고 해석했다. 이어 "경기 후에도 '안 돼, 안 돼'라고 외치는 것처럼 보였다"고 알렸다.

'oneindia news' 유튜브 캡처

불가리아 보리슬라프 게오르기에프 코치는 "나는 린위팅의 출전 여부를 말할 수 있는 의료인은 아니다. 하지만 린위팅이 XY 염색체를 갖고 있다면 이곳에 있으면 안 된다"고 항의했다. 불가리아 올림픽 위원회는 SNS를 통해 "스타네바가 실망한 채 올림픽 링을 떠났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나는 XX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 나는 여성"이라는 스타네바의 말을 전했다.

린위팅은 이날 경기 후 "이번 대회를 위해 SNS와 주변의 연락을 끊었다"며 "모든 대만 국민이 내 뒤에서 나를 지지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목표를 아직 달성하지 못했다. 어떤 기회도 포기할 수 없고 계속해서 싸워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성별로 논란이 된 두 선수 모두 올림픽 메달을 거머쥐게 됐다. 또다른 논란의 선수인 이마네 칼리프(알제리)는 4일 여자 복싱 66㎏급 8강에서 언너 루처 허모리(헝가리)를 5 대 0 판정승으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복싱은 동메달을 2개 수여하기 때문에 준결승에만 진출해도 시상대에 오를 수 있다.

왼쪽부터 이마네 칼리프, 린위팅. 연합뉴스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대회 조직위원회는 여전히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조직위는 "린위팅에 대한 악의적인 온라인 학대와 인신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 이러한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칼리프의 경기 후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도 "규칙에 따라 모든 여성은 출전이 허용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바 있다. 이어 "(논란의) 두 선수 모두 수많은 시합에서 진 경험이 있다. 이마네는 국제 대회에서 9번이나 패했지만 이게 문제 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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