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방통위는 제34차 전체회의를 열고 방문진 이사 6명과 감사 1명을 임명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는 이진숙 위원장과 김태규 상임위원 2인이 참석했다.
방문진 이사에는 김동률 서강대 교수, 손정미 TV조선 시청자위원회 위원, 윤길용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방송자문특별위원, 이우용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임무영 임무영법률사무소 변호사, 허익범 법무법인 허브 대표변호사가 임명됐다. 감사로는 성보영 쿠무다SV 대표이사가 선임됐다.
이에 MBC본부는 2일 성명을 내고 "MBC를 일부러 망가뜨리려는 속셈이 아니고서는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집합"이라고 한 데 이어 "부적격자들의 집합"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MBC본부는 허익범 신임 이사에 관해 "지난 2018년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당시 자유한국당 추천으로 특검을 맡았던" 인물이라고, 임무영 신임 이사의 경우 "이른바 '스폰서 검사' 중 한 명"이라고 지적했다.
MBC본부에 따르면 지난 2011년 부산 지역 건설업자 정모 씨는 '검사와 스폰서, 묻어버린 진실'이란 책에서 자신이 20년간 검사들에게 성 접대를 해온 사실을 폭로했는데, 당시 부산지검 검사였던 임무영도 룸살롱에서 접대했다는 내용을 상세히 기록했다는 것이다. 당시 임무영 검사는 해당 내용이 거짓말이라고 부인한 바 있다.
MBC본부는 윤길용, 이우용 신임 이사에 대해서도 "MBC를 망쳤던 방송장악 부역자"라고 표현했다. 이들은 "윤길용은 당시 시사교양국장을 맡으면서 최승호 PD 등을 공개적으로 축출하고, 'PD수첩'을 황폐화시킨 장본인"이라며 "이우용은 2011년 라디오본부장으로 인기 시사프로그램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진행자였던 김미화씨 퇴출을 주도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동률 서강대 교수가 임명된 이유도 도무지 알 길이 없다. 그는 오래전부터 MBC 민영화를 주장해 온 인물"이라며 "김건희 여사에게 낯 뜨거운 아부를 했던 사실도 확인됐다"라고 비판했다.
김동률 교수는 김건희 여사의 해외 순방 논란이 있던 지난해 2월 '서울신문'에 '한국에서 대통령 부인으로 살아가기'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김 여사는 커리어 우먼으로 윤석열 대통령보다도 훨씬 적극적이고 다양한 사회적인 삶을 살아왔다. 에너지가 넘쳐 보인다. 그런 그녀에게 항간의 논란을 빌미로 관저에서 조신하게 칩거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행여 지나치지 않을까. 한국에서 대통령 부인으로 살아가기란 참으로 어려워 보인다"라고 쓴 바 있다.
이번 임명에 관해 MBC본부는 "도대체 제대로 된 인사 하나 찾기가 힘들다"라며 "이진숙을 방통위원장에 앉힌 순간부터 이 모든 비극은 예상됐다. 임명 당일 불과 몇 시간 만에 위법적이고 졸속으로 이사진 선임을 해치운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이 원하는 것은 MBC 장악이고 몰락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방증"이라며 "조합은 이진숙은 물론 이진숙이 임명한 방문진 이사들을 인정할 수 없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주장했다.